4월 주제 : 봄철 백미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은 이 세상 모든 어머니의 숫자와 동일하다.’ – 허영만 화백

겨울이 끝나고 완연한 봄이 찾아왔습니다. 매년 새로운 계절이 시작될 때면 사람들은 ‘입맛을 돋우기 위해’, ‘기력을 보충하기 위해’등 여러 가지 이유로 제쳘 백미를 찾게 됩니다. 제철 백미, 알맞은 시기의 맛있는 음식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사실 허영만 화백의 말처럼 맛있는 음식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세상 어디서나 존재하는 어머니의 존재처럼 혀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며 언제나 다음 식사를 기대하게 만드는 음식이야말로 우리가 찾는 백미가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4월 문화 큐레이터에서는 SK건설인의 미각과 가슴까지 감동시켜줄 전국 봄철 백미를 골라보았습니다.

경상도
미나리 삼겹살

동의보감에 따르면 미나리는 갈증을 해소하고 몸 속에 쌓인 독소를 배출해 혈액순환을 돕고 머리를 맑게 해 두통에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봄을 대표하는 건강식품인 미나리는 달콤함과 매콤한 맛을 동시에 선사해 찌개나 해장국 등 주로 얼큰하고 시원함이 느껴지는 요리에 사용되었는데요, 미나리로 유명한 경상북도 청도 한재에서는 삼겹살에 미나리를 곁들여 먹는 ‘미나리 삼겹살’이 봄철 백미라고 합니다. 경북 청도는 물이 풍부하고 일조량이 많아 미나리 같은 농산물이 자라는 데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청도 한재 미나리는 줄기 속이 꽉 차 있으면서 부드럽고 향이 은은해 날것으로 먹어도 맛있습니다.

청도 한재 미나리 삼겹살 TIP

한재 미나리 삼겹살을 먹는 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식당에서 사먹거나 미나리와 삼겹살을 구입해 비닐하우스에서 자릿세를 지불하고 직접 조리해먹는 것인데요, 하우스에서 먹을 경우 불판 및 쌈장, 식기 등 기본 식기는 준비되어 있으니 고기와 미나리, 음료만 따로 구입하면 됩니다. 보통 구운 삼겹살에 미나리를 돌돌 말아 쌈을 만들어 먹는데, 잘게 썬 미나리와 쌈장, 삼겹살, 흰 쌀 밥을 비벼 비빔밥을 만들어먹어도 맛있습니다. 단 한재 미나리는 익히면 향이 사라지고 식감도 떨어지므로 굽지 말고 날 것으로 드세요!

강원도
곰취 쌈밥

강원도 봄 나물하면 보통 곤드레를 떠올리지만 곰취도 강원도를 대표하는 봄나물 중 하나입니다. 강원도는 높은 산이 많고 습해 예부터 산나물이 자라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심지어 조선시대 임금들은 ‘산나물은 강원도에서 헌상토록 하라’고 명을 내렸다고 합니다. 곰취는 서늘한 고산지대에서나 볼 수 있어 ‘깊은 산에 사는 곰이나 먹을 수 있다’는 의미의 ‘곰취’로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잎 모양이 곰발바닥을 닮았다 하여 곰취라는 이름이 붙었다고도 전해집니다.) 재배환경도 까다로울뿐더러 수확까지의 기간도 오래 걸려 산나물 마니아들에게는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답니다. 부드럽고 쌉싸름하며 은은히 풍기는 향 때문에 생채로도 먹기 좋은 곰취는 조리 방법에 따라 다양한 맛을 선사하는데요, 특히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쌈을 만들어 먹으면 곰취 특유의 향과 함께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좀 더 특별한 맛을 느끼고 싶은 분들은 밥에 초밥초를 섞어 날치알을 얹은 뒤 곰취로 감싼 곰취 초밥 요리도 추천합니다.

자연산 곰취 채집 시 주의할 점

곰취는 하트 모양의 넓은 잎에 가장자리에 깻잎처럼 톱니가 나 있고 광택이 없는 게 특징입니다. 산나물 중에는 곰취와 비슷한 모양을 가진 동의나물이 있는데요, 동의나물은 광택이 나고 독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충청도
쭈꾸미회

동백꽃 필 무렵이 되면 많은 식도락가들이 쭈꾸미를 먹기 위해 충청도로 향한다고 합니다. 바다의 봄나물로 불리는 쭈꾸미는 산란기를 앞둔 3~5월이 시즌인데요, 알을 낳는 주산지가 보령, 태안, 서천 등 충남 앞바다에 밀집되어 있어 충청도에서 접하는 쭈꾸미는 유독 머리와 몸이 탱탱하고 흡반이 또렷한 점이 특징입니다. 그렇다 보니 충청도 쭈꾸미는 어떻게 조리해도 최고의 맛을 선사하는데요, 쭈꾸미의 신선함, 쫄깃쫄깃한 식감을 그대로 느끼고 싶다면? 역시 회 상태로 먹는 것이 최고겠지요. 특히 알이 가득 든 쭈꾸미는 씹는 순간 쭈꾸미의 쫄깃함과 머리에 가득 든 알이 오도독 씹히는 환상의 식감을 선사합니다. 날 음식을 먹지 못하는 분들은 고추장과 양념을 섞어 굽거나 철판에 볶아 먹기를 추천합니다. 참고로 쭈꾸미에는 불포화 지방산과 DHA가 들어 있어 수험생들의 두뇌 발달을 도와주며 원기회복에 좋은 타우린도 풍부해 쉽게 피로를 느끼는 중년의 직장인들에게도 효과적입니다. 뿐만 아니라 저칼로리로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들에게 좋습니다.

쭈꾸미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

오는 4월 10일까지 충남 보령시 무창포에서 ‘2016 무창포 쭈꾸미 축제’가 진행됩니다. 신선한 쭈꾸미와 도다리, 조개류 등을 맛볼 수 있으며 직접 낚시를 해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일정한 시간마다 바닷물이 갈라져 한국판 모세의 기적으로 불리는 ‘신비의 바닷길’ 체험도 가능하니 충청도의 봄철 별미 쭈꾸미도 먹어보고, 충남 봄바다의 낭만에도 취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전라도
간재미무침

냄새는 역하지만 부드럽고 꼬들꼬들한 식감이 일품인 마름모꼴의 물고기! 혹시 홍어를 생각하셨나요? 아쉽게도 지금 소개하려는 봄철 백미는 간재미라는 물고기랍니다. 홍어와 마찬가지로 가오리과에 속하는 간재미는 홍어보다 몸이 작고 주둥이가 짧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오래 삭힐수록 맛있어지는 홍어와 달리 간재미는 식중독의 위험이 있어 주로 선어 상태로 먹는다는 점입니다. 전라도 간재미 중 식감이나 맛이 월등하기로 유명한 것은 진도에서 잡히는 간재미입니다. 진도 간재미는 육질이 단단하면서도 쫀득쫀득 찰지고 새콤달콤해 홍어 요리 중에서도 그 맛이 일품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참고로 간재미는 막걸리에 헹궈 비린내를 제거하고 참나물이나 아삭한 오이를 곁들여 무침을 해 먹으면 더욱 맛있으며 초장보다는 기름장에 찍어먹어야 간재미 고유의 알싸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간재미에 얽힌 놀라운 비밀

사실 간재미도 홍어의 한 종류입니다. 우리가 홍어로 알고 있는 물고기의 정확한 이름은 ‘참홍어’이며 간재미는 홍어보다 작은 홍어, 가오리 새끼로 구분됩니다.

제주도
멜국

조선시대 최고의 서화가인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의 멜국을 먹고 몹시 탄복했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멜은 ‘멸치’를 뜻하는 제주도 사투리인데요, 양념을 거의 하지 않은 멀건 물에 봄동과 생멸치를 넣고 끓여 식재료 고유의 맛을 살린 점이 특징입니다. 간단한 재료에 조리법이지만 멸치의 구수하면서 시원한 국물 맛과 바다내음이 속을 가라 앉히고 머리를 맑게 해줘 해장국 등으로 제주도민들에게 애용되고 있는 봄철 별미입니다. 멜국은 멸치의 살과 뼈를 모두 먹을 수 있기 때문에 한창 칼슘이 필요한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특히 좋습니다. 제주도 현지에서 멜국을 체험해보는 것도 좋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으신 분들은 집에서 직접 조리해 드셔보세요.

멜국 만드는 법

  • 1)생멸치와 배추, 다진 마늘 등을 준비한다.
  • 2)생멸치의 머리와 내장을 제거한 뒤 소금물로 깨끗이 씻는다.
  • 3)팔팔 끓는 물에 멸치와 배추를 넣고 다진 마늘과 소금으로 간을 한다.
  • 4)한두 번 저어 배추가 익은 것을 확인 후 불을 꺼 그릇에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