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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2019년 10월호

진접선(당고개~진접) 복선전철 제1공구 현장 사무실 앞에서 올려다보면 바위가 드러난 불암산이 보입니다. 마치 불암산이 현장 사무실을 내려보는 듯한 느낌이죠. 일상의 어려움 속에 슬쩍 고개를 들면 불암산이 마음을 다독입니다. 그런데 현장에 꼭 산처럼 넉넉한 품을 가진 분이 있으니, 바로 조재홍 프로입니다. 넉넉한 인품으로 후배들을 다독이고 근로자들과 함께 하며, 현장을 이끌어가는 조재홍 프로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진접선(당고개~진접) 복선전철 제1공구 현장(이하:진접선 복선전철 현장)은 2018년 SUPEX Best Safety & Quality 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현장의 성과와 더불어 조재홍 프로님의 활약상이 궁금합니다.

진접선 복선전철 현장은 2018년 SUPEX Best Safety & Quality 우수상 뿐만 아니라, 최근 인프라부문 최초로 품질 Best Practice SUPEX Quality Level 인증을 달성했습니다. 소장님 이하 현장 전 구성원이 혼연일체가 되어 목표달성을 위해 함께 노력한 결과입니다. 우리 현장 소장님은 팀장들에게 권한과 재량권을 주고 직원과 근로자를 직접 대면하며 작업을 독려하도록 하셨고, 팀장들 이하 직원들이 현장을 발로 뛰며 솔선수범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진접선 복선전철 현장은 작업구간 4577m가 터널과 정거장이며, 80%가 콘크리트 구조물로 되어 있어 매연과 먼지가 많은, 작업여건이 열악한 현장입니다. 겨울에도 일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하루 종일 햇빛이 아닌 인공조명 아래 일하는 근로자 및 직원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죠. 전 직원들이 근로자와 얼굴을 맞대고 의사소통하며, 함께 고생한 것이 오늘의 성과를 가져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업여건이 녹록치 않은 현장의 품질담당으로서 애로사항도 클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우리 현장의 대부분은 콘크리트 구조물입니다. 콘크리트 구조물의 특성상 균열부분을 철저히 점검해야 하지요. 근로자들에게 직접 교육을 통해 당부를 하기도 합니다만, 저와 안전담당 직원 2명과 함께 늘 눈으로 직접 점검 및 확인을 합니다. 콘크리트 구조물이라 양쪽으로 함께 점검해 나가는 일을 늘 하죠. 이동거리가 긴 것은 당연하고, 꼼꼼하고 빈틈없이 점검해야 하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죠. 그리고 대내외적으로 중요한 현장이라 외부점검이 많습니다. 회사와 동료들에게 누가되지 않도록 외부점검에 대비하는 일도 쉽지는 않습니다만, 그저 당연한 과정이라 생각하며 묵묵히 실천할 따름입니다.

현장 위치가 서울과 가깝고 별내신도시 바로 인근인데요, 현장의 일상은 어떤지요?

현장 바로 앞에 보이는 산이 불암산입니다. 그 너머는 수락산이구요. 장안동 집에서 아침에 20분이면 도착하는 멀지 않은 현장이지만, 이곳 공기는 청량합니다. 제가 본 현장에 부임한 지 2년인데요, 하루하루 지날수록 현장에 정감이 간다고 할까요? 무엇보다 좋은 것은 계절이 표현하는 모든 것을 산을 통해 매일매일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자연의 변화를 현장 사무실에서 매일매일 본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참 좋습니다.

신입사원 시절과 지금의 ‘나’를 비교해본다면, 달라진 점은 무엇이며 변하지 않은 점은 무엇인지요?

초년병 시절과 달라진 점은 책임감이죠. 저의 쫄병 시절이야 선배들이 시키는 대로 열심히만 하면 되었지만 지금은 막중한 책임감과 부담감이 따라오고 있습니다. 우리 진접선 복선전철 현장이 품질, 안전 모두 1등 현장이다 보니 1등의 부담감도 크고요. 신입사원 시절이나 지금이나 변치 않는 것은 ‘초심을 버리지 말자’는 마음가짐이죠. 마음가짐은 변하지 않았지만 실천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평소 업무스타일? 꼭 지키는 업무의 원칙 같은 게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내 눈으로 본 것만 말한다’는 원칙을 가지고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문제에 대한 보고를 듣게 되면 반드시 제 눈으로 ‘팩트’를 확인한 후에 해결책을 생각한 후 관계자들과 논의를 시작하죠. 물론 초년병 시절에는 이렇다 저렇다 말이 앞서기도 했지만, 이런저런 시행착오 끝에 ‘내 눈으로 확인’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제 꽤 고참입니다. 후배들에게는 뒷수습은 고참인 내가 할 테니 일을 위해 마음껏 싸우고 논쟁하라고 합니다. 그게 제가 할 일이죠. 아쉽고 미안한 말은 고참인 제가 하고, 앞서서 나가는 것은 후배들이 하게 해 줘야죠. 그리고 늘 먼저 다가가라고 후배들을 격려합니다. 저의 선배들도 후배였던 저를 다독이고 격려해줘서 지금까지 달려올 수 있었던 게 아닐까요?

가족에게 어떤 남편/아빠/아들인지 스스로를 평가해보세요.

이 질문을 받고 정말 당황(?)스러웠습니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거든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처음으로 차근히 생각을 해보긴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뭐 하나 내세울 게 없네요. 어머님이 17년 전에 작고하시고 고향인 전남 화순에 아버님이 계십니다. 십수년간 지방현장을 돌며 따로 살다가 이번 현장에서 아내와 함께 지내며 출퇴근을 하고 있죠. 장남으로서 고령의 아버님께도 불민한 아들이고, 아들 녀석 둘을 거의 혼자 키워내며 가끔 불쑥 올라오시는 홀시아버지를 정성껏 대해준 아내에게도 그리 좋은 남편은 아니라는 생각이네요. 2주일에 한 번씩 손님처럼 집에 와서 그리 살갑게 해주지 못했던 두 아들 녀석에게도 부족한 아빠였던 것 같습니다. 아들 녀석 둘 다 군에 가서 올해 말에 제대를 합니다. 이번 현장 2년 동안 아내와는 마치 신혼처럼 운동도 함께 하고, 가끔 영화보고 치맥을 하며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었는데, 아들 녀석들과는 아직도 영 서먹하네요. 다 큰 아들 녀석들과 좀 살갑게 지내고 싶은데, 저나 아들놈들이나 무뚝뚝한 남자들이라 어찌해야 할 지 방법은 잘 모르겠습니다.(웃음)

다 큰 아들들과 관계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겠습니까?

두 아들이 11월, 12월 연달아 제대합니다. 매일 함께 지내면 싫은 소리를 주고받고도 풀 기회가 있을 텐데요, 어쩌다 한 번 만나서 제가 듣기 싫은 소리만 하니 아들들도 마음을 내주지 않는 것 같아요. 얼마나 될 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몇 년 만에 ‘완전체’ 가족으로 함께 지내게 될 텐데요, 가능하면 아들들에게 좋은 말만 해보려고 합니다. ‘꼰대’ 애비로서 눈에 거슬리는 게 당연히 있겠지만, 꾹 참고 아들의 좋은 점만 보고 따뜻한 칭찬의 말만 건네려고 해요. 물론 쉽지 않겠지만요.

내년 2월에는 최초의 가족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여행지를 아이들에게 정하라고 했어요. 너희들이 정하는 것에 엄마 아빠는 무조건 따르겠다 했습니다. 아들 녀석 둘이서 의논이 분주할 겁니다. 여행을 통해서 저는 매일 아빠가 없는 환경 속에서도 잘 자라준 아들을 이해하고, 아들들은 그래도 현장의 먼지 속에서 가족들을 부양했던 아빠의 노고를 조금은 알아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19년도 이제 1분기가 남았습니다. 2019년을 어떤 해로 마무리하고 싶으신지요?

2019년의 마무리의 키워드는 ‘협업’이죠.이제 인프라 단독 작업은 거의 끝나가고, 전기/기계 등 다른 공정이 들어오는 시기입니다. 조금 성격이 다른 인력들과 잘 협업해서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하는 것으로 2019년을 마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