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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2018년 8월호

‘시원아~ 시원아~ 어디 숨었니?’ 지금 우리나라는 어딘가로 꽁꽁 숨어버린 ‘시원이’와 숨바꼭질 중입니다. 7월 중순부터 시작된 폭염은 매미소리가 청량하게 울려퍼지던 정겹고 시원한 우리의 여름을 숨겼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시원이와의 숨바꼭질은 이달 말까지 계속될 전망인데요, 그렇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간 에어컨과 차가운 음료에만 의지하며 더위를 쫓던 우리 구성원을 위해 이달 공간여행은 대한민국 구석구석 숨어 있는 시원한 여름 지역으로 떠나봅니다.

제주 곽지해수욕장 인근 애월 한담산책로를 소개합니다. 이효리가 자주 찾는다는 한담해안 산책로는 일몰시간에 맞추어 산책하다 보면 석양과 한치잡이 어선들의 집어등 불빛이 어우러져 정말 환상적인 풍경입니다. 그 어우러진 풍경은 복잡하고 어지럽던 머릿속의 모든 잡념을 잠시나마 사라지게 합니다. 힘들고 지치고, 복잡한 일이 있다면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과 함께 바다를 배경으로 산책로를 걸으면서 일상에서 벗어난 여유를 가져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애원 한담산책로는 제주도 북서부 끝 애월리 마을에서 곽지리 곽지해수욕장까지 조성된 산책로인데요, 총 1.2km의 산책로가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바다와 최대한 가깝게 조성되어 있지요. 2009년 7월 제주시가 기존의 관광 명소 이외에 제주시 일대의 대표적인 장소 31곳을 선정해 발표한 ‘제주시 숨은 비경 31’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애월 한담산책로가 나름 유명세를 타서 관광객이 많이 오지만 의외로 차분히 산책로를 걷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사진만 찍고 떠날 것이 아니라 제주의 햇살과 바람, 돌과 바다를 차분히 즐기며 여유와 사색을 즐기면 참 좋은 곳입니다.

부산 대평동에서는 못 만드는 배가 없답니다. ‘깡깡깡’ 소리가 온 마을에 울려퍼지던 1970년대, 이곳은 근대식 엔진을 사용해 동력을 얻는 방식으로 배를 생산해 조선산업을 선도하는 한편 수리조선 산업의 메카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러나 점차 조선 경기가 침체되며 마을을 가득 채우던 활기찬 소리도 줄어들고 쇠퇴의 길을 걷게 되었는데요. 이곳에 새로운 활력을 선사한 사업이 바로 공공예술 및 도시재생 프로젝트입니다. 문화예술인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깡깡이 마을의 벽에는 개성 넘치는 벽화들이 입혀졌고, 쓸쓸한 항구는 다양한 조각품이 들어서 활기를 더했습니다.

한편 부산 민락동에는 바다와 마주한 우리나라 최초의 수변공원인 민락수변공원이 위치해 있습니다. 길이 543m, 너비 60m, 면적 약 3만 3000㎡으로 공원치고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은 원래 바다였지만 지역개발 및 지역주민 편의를 위해 1997년 공원으로 조성되었다고 합니다. 이곳은 해운대 마린시티의 장관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어 ‘해운대 액자’로 불리는데요, 만조 때는 바닷물이 들어와 발을 담그고 광안대교와 아이파크의 고층빌딩의 환상적인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여름의 싱그러움을 느낄 수 있는 숨겨진 명소 중 하나가 순천이 아닐까요. 순천은 드넓은 순천만 국가정원부터 아름답게 가꿔진 선암사, 일몰 명소인 와온 해변까지 여름의 청량함을 모두 모아놓은 도시입니다. 순천 청춘창고는 청년들의 문화를 생산과 소비를 통해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복합문화단지입니다. 원래 이곳은 버려진 창고였으나 청년들의 꿈을 응원하기 위한 사업장으로 새롭게 탄생했습니다. 내부에는 카페, 레스토랑, 액세서리 등 순천 청춘의 멋과 맛이 가득한 22개의 점포가 있으며 청년들의 열정과 개성을 엿볼 수 있어 인기가 높습니다.

낙안면에 위치한 낙안읍성은 조선 중기에 만들어진 석성 내부로 지금도 100여 가구의 사람들이 거주하는 마을입니다. 노란색 초가지붕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이곳은 수백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듭니다. 마을 곳곳에는 실제로 조선시대의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늘, 산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 마을 풍경은 한폭의 그림을 보는 듯해 감성 힐링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

문경새재는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라고 합니다. 경상도의 양반들이 한양으로 과거를 보기 위해 넘어가던 고개 문경새재는 바람도 머물다 가야 하는 고개로 알려져 있죠. 문경새재는 예로부터 한강과 낙동강 유역을 잇는 영남대로 상의 가장 높고 험한 고개였는데요, KBS 촬영장이 들어서면서 관광 명소로 거듭나고 있고, 전통 사극 드라마 세트장이 있어 역사 속으로 시간 여행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해마다 ‘문경 전통 찻사발 축제’가 열릴 때면, 많은 사람들이 찾는, 한국인이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명소입니다. 가족여행으로 1박 2일 정도 다녀오시면 좋아요. 산책로와 등산로가 있어 아름다운 주변 풍광을 감상하면서 천천히 여유 있게 걸을 수 있고, 잘 정비된 탐방로가 있어 어린 아이가 있는 가족도 부담 없이 찾을 수 있습니다. 올 가을에는 주말을 이용해 가족과 함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 문경새재 여행을 추천합니다.

석촌호수를 따라 조성된 송파나루공원은 2.5km 규모의 고요한 석촌호수와 롯데월드 아일랜드와 인접해 있어 걷고만 있어도 볼거리가 풍성합니다. 동호, 서호로 나뉘는 석촌호수를 따라 공원 역시 크게 서쪽과 동쪽으로 구분되는데요, 롯데월드 매직 아일랜드가 위치한 서호 구역은 동적이고 활발한 반면 동호는 정적이고 조용해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애용되고 있습니다. 한편 석촌호수는 지난 2014년 거대한 노란 오리 러버덕이 석촌호수에 띄워져 있던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세계 유명 예술가들의 야외 전시장으로 활용되고 있는데요, 올해는 28m의 미키마우스를 닮은 컴패니언이 석촌호수에서 목욕을 즐기는 퍼포먼스를 통해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석촌호수에서 머지 않은 곳에 위치한 올림픽 공원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위해 건설되었습니다. 때문에 테니스장, 수영장 등 대회를 치르기 위한 대형 경기장이 대규모로 모여 있으며 공원의 규모 또한 한 바퀴 산책하는 데만 최소 3시간이 걸릴 만큼 거대합니다. 공원 내에는 체육 공간 외에도 한국 스포츠의 역사를 다룬 기념관과 200개의 조각상이 전시된 조각공원, 거대한 인공호수, 생태공원, 장미광장 등이 복합적으로 조성되어 있어 서울의 역사와 자연, 문화 예술을 한번에 감상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올림픽공원의 명물인 나홀로나무를 비롯해 잔디언덕의 아름다움을 아낌없이 감상할 수 있는 산책길은 풍경사진 촬영지 베스트로 손꼽힐 정도로 경관이 빼어납니다. 이번 8월 가까운 올림픽공원으로 시원한 여름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