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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2018년 2월호

오는 16일은 민족 대명절 중 하나인 설입니다. 설은 우리나라에서는 한 해 최초의 명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때문에 매년 설날이 되면 새로운 한 해를 기념해 온 가족이 모여 덕담을 나누거나 나이가 한 살 더 늘어난 것을 축하하며 떡국을 끓여먹는 게 일반적인 풍경이었습니다. 그런데요, 그간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설날의 풍경이 조금씩 다르다는 점, 알고 계신가요? 196,70년대까지만 해도 명절 공휴일은 구정이 아닌 신정이었습니다.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는 설 대표 음식인 떡국 대신 만둣국을 끓어먹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명절 풍속도가 바뀌며 ‘명절 증후군’, ‘명절 올링족’ 등의 신조어가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는데요, 과연 우리가 몰랐던 설날의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2월호 테마스토리에서 준비해보았습니다.

이야기 하나 - 국가에서 장려한 설 명절은 신정이었다?

설은 양력 1월 1일을 가리키는 신정과 음력 1월 1일을 가리키는 구정으로 나뉩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신정은 1일, 구정은 3일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1970년대까지만 해도 3일 이상 쉴 수 있는 법정 공휴일은 신정에만 해당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일제강점기, 우리의 전통을 말살하려는 일제의 의도 때문입니다. 우리 조상은 달의 공전과 계절의 변화를 기준으로 해를 나누는 음력을 사용해왔는데요, 이를 두고 일제는 ‘선진국가는 앙력을 사용한다’고 주장하며 설 명절을 신정으로 쇠기를 강요했습니다. 이는 해방 후에도 계속되었는데요, 1970년대에는 음력을 ‘비과학적이며 부패한 미신 행위의 근원’이라 비난하며 강압적인 양력설 장려 정책을 이어나갔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국민은 음력설 보내기를 고수했고, 결국 1989년이 되어서야 음력설이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구정 연휴는 우리민족의 문화와 전통을 지키려는 조상의 숭고한 정신을 상징하는 셈입니다.

이야기 둘 - 강원도는 만두를, 전라도는 두부와 꿩고기를 떡국에 넣어 먹는다?

우선 설날에 떡국을 먹는 이유부터 알아볼까요? 상고시대 이래, 우리 민족은 신년 제사를 지낼 때 밥 대신 떡국을 올려 차례를 지내고, 이를 가족들이 다 함께 나누어먹는 ‘음복’이라는 풍습을 갖고 있었는데요, 설 명절 대표 음식으로 떡국이 자리잡게 된 것은 이 같은 음복(飮福)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또한 설 떡국 재료로 흰 가래떡을 사용하는 이유는 가래떡이 새로운 시작과 무병장수, 재산의 증가를 상징하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그런데요, 이 떡국도 지역에 따라 다른 재료와 조리법을 사용해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답니다.

강원도 떡만둣국

함경, 평안 등 이북 지역은 설에 주로 만둣국을 끓여먹었습니다. 때문에 이북지역과 가까운 강원도는 떡국과 만둣국을 함께 먹거나 만두를 함께 넣은 떡만둣국을 먹는다고 합니다.

충청도 미역생떡국/구기자떡국

충청북도는 가래떡 대신 쌀가루와 찹쌀가루를 동그랗게 빚은 새알심을 사용합니다. 여기에 미역을 넣고 끓여 담백하고 얼큰한 충청도 별미 ‘미역생떡국’을 설 음식으로 먹습니다. 반면 충청남도는 구기자를 섞어 만든 구기자떡으로 떡국을 끓여 먹는데요, 구기자떡국은 고운 색의 조화로 보기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영양까지 풍부한 점이 특징입니다.

전라도 두부떡국/꿩떡국

전라북도는 닭 육수에 두부를 납작하게 썰어 떡과 함께 끓여먹습니다. 두부떡국은 전라북도의 향토음식이기도 합니다. 반면 전라남도는 꿩고기를 넣은 꿩떡국을 먹는데요, 점점 꿩고기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최근에는 꿩 대신 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경상도 태양떡국/굴떡국/굽은떡국

경상북도는 한 해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의미로 떡을 태양처럼 둥글게 썰어 끓인 태양떡국을 먹습니다. 한편 바다와 가까운 경상남도는 멸치국물에 굴을 넣은 굴떡국과 구운 떡을 넣고 끓인 굽은떡국을 먹는다고 하네요.

제주도 몸떡국

제주도는 겨울철 별미인 모자반과 돼지육수, 떡, 메밀가루를 넣고 끓인 몸떡국을 먹습니다. 참고로 몸은 모자반의 사투리랍니다.

이야기 셋 - 세뱃돈은 양반을 대신해 문안 심부름을 다닌 하녀의 세배삯에서 유래되었다?

세뱃돈의 유래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이 존재합니다. 중국의 설 풍습인 야쑤이첸(壓歲錢:설날 아침 붉은 봉투에 담아 주는 중국의 세뱃돈)에서 유래되었다는 설과 일본의 오도시다마(おとしだま:일본의 새해선물 문화)의 영향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편 여성들의 바깥출입이 자유롭지 못했던 조선시대에는 양반가의 부인들을 대신해 일가친척에게 새해 인사를 다니던 하녀들이 있었는데요, 이들이 문안을 올리면 인사를 받은 집에서는 세배상을 차려주거나 약간의 세배삯으로 답례를 표했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수고료의 성격이 강했지만 근대로 갈수록 건강과 재복을 기원하며 하나의 설 문화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세뱃돈 얼마나 줘야 할까?

받는 입장이던 어린 시절에는 세뱃돈이 반갑기 그지없었지만 주는 입장인 성인이 되니 부담되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특히 ‘몇 살까지 줘야 하나, 얼마를 줘야 하나’가 직장인들의 설 명절 공통 고민으로 떠올랐습니다. 이에 한 포털사이트에서 직장인 15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날 세뱃돈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요, 참고하여 올 설에는 고민 없는 즐거운 세배 문화를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이야기 넷 - 설날, 해외로 떠나는 가족들이 늘어나고 있다?

10년이면 변하는 강산처럼 설 풍속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고향을 방문해 차례상을 차리며 가족 및 친척들과 설을 보내는 것이 일반적인 풍경이었습니다.

여기에는 명절 연휴 내내 차례·제사상에 필요한 노동력과 선물, 용돈, 상차림 비용 등의 경제적 부담, 친척들의 지나친 간섭 등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시대가 변하며 핵가족이 보편화되고 여성들의 사회 진출 증가 및 양성평등 의식을 가진 젊은 세대가 가정의 주체가 되자 전통적인 명절 풍습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심지어 명절 갈등으로 인한 가족간 폭행이나 이혼이 발생할 만큼 명절 스트레스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는데요, 이에 최근에는 차례를 생략하고 직계가족끼리 명절 연휴를 보내는 가족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설 연휴는 최소 4일 이상 장기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보니 설 연휴를 이용해 평소 떠나기 힘든 해외 여행을 다녀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국항공공사에 따르면 2016년에는 21만 명이, 2017년에는 25만 여명이 설 연휴에 해외 여행을 다녀왔으며 점점 증가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가까운 미래에는 차례상 대신 여행지의 별미를 맛보며 여유로운 휴가를 즐기는 모습이 명절 풍경으로 자리잡게 될지도 모릅니다.

보너스 - 상대를 진심으로 위하는 덕담은 따로 있다?

한 라디오 프로그램의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성인 중 65%가 명절 스트레스를 경험했으며,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1순위로 친척들과의 불편한 대화를 꼽았다고 합니다. 학업, 취업, 결혼, 출산 등을 걱정해 한 마디 건넨 조언이 당사자에게는 지나친 간섭 및 잔소리로 들릴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연봉 얼마나 받니?’라는 질문에는 ‘삼촌 연봉은 얼만데요?’라고 응수하라는 명절 잔소리 대처법이 공유되기도 했는데요, 사실 이 같은 감정적인 대응은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덕담이라 생각한 한마디가 상대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를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이에 명절기피족인 뽑은 ‘명절 잔소리’와 덕담을 공유하니 올해 설날은 행복 가득, 웃음이 풍성한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명절잔소리를 덕담으로 바꾸는 방법
하는 일은 어때? 돈벌이는 괜찮고? -> 요즘 일하면서 힘든 점은 없니? 위로 필요하면 얘기해보렴.
이번에 어느 대학 갔어? 공부는 괜찮게 해? -> 진로는 결정했니? 그래, 너라면 잘할 수 있을 거야!
너 살쪘다. 외모 좀 가꾸고 살아라. -> 우리 ㅇㅇ이는 갈수록 예뻐지네 (혹은 멋있어지네) ~ 조금만 더 관리하면 훨씬 예뻐지겠다!
어디 취업했니? 연봉은 얼마 받고? -> 가고 싶은 회사는 어디니? 내가 도움 줄 수 있는 게 있으면 얘기해보렴~
결혼 언제 할 거니? -> 연애든 결혼이든 나는 네가 평생 예쁜 사랑하며 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