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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2018년 2월호

메인 비쥬얼

조선 5대 고궁과 다양한 문화재들이 밀집돼 있는 서울 종로는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왕조 500년의 상징인 경복궁, 도성4대문 개폐와 함께 오랜 시간 한양의 시작과 끝을 알린 보신각 종 많은 문화유적들은 서울의 굵직한 역사를 말해준다. 그 중에서도 종로의 북쪽 방면에 위치한 북촌은 600년의 시간을 오롯이 간직한 역사 교과서 같은 곳이다. 북촌의 인기 관광지인 한옥마을과 중앙고등학교는 조선시대 권문세가들의 생활상과 근대 학생들의 민족정신을 그대로 투영한다. 600년의 시간의 흐름을 가둔 그곳, 서울 북촌을 소개한다.

북촌한옥마을 타이틀

한양에서는 청계천을 기준으로 북쪽에 형성된 주거지는 북촌, 남쪽의 주거지는 남촌이라 불렀다. 이 중 가회동, 재동, 삼청동 일대에 형성된 북촌은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위치해 있어 자연스레 왕족과 고위 관료, 양반들의 주거지가 되었다. 북촌한옥마을은 조선시대의 부촌답게 고급스러운 한옥들이 즐비하다. 처마를 서로 맞대고 한옥들이 빼곡하게 늘어선 북촌의 골목길은 위엄이 넘치는 정갈한 아름다움이 있다. 사실 이 같은 북촌한옥마을의 모습은 일제강점기 때 주택난 해소를 위한 구획형 개발로 급속하게 건설된 한옥을 모티브로 했다. 때문에 우리의 전통 한옥과 달리 유리, 타일 등의 소재와 서양의 건축술을 일부 도입한 근대적 한옥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북촌한옥마을

북촌한옥마을은 창덕궁 돌담을 따라 한옥들이 형성된 북촌1경부터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북촌4경,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북촌5~6경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창덕궁 담 옆에 주차된 차량이나 한옥 대문에 설치된 도어락 등 전통과 현대의 이질적 문명의 조화는 북촌한옥마을의 또 다른 매력이다. 전통의 보존과 생활 편의 개선을 두고 정부와 마을 주민이 분분한 의견을 보이던 2000년대경, 결국 한옥 고유의 미를 지키면서 마을의 환경을 개선하는 ‘북촌 가꾸기’ 정책이 실행되었다. 이로써 전통과 현대의 미가 공존하는 우리에게 익숙한 북촌한옥마을이 완성되었다. 북촌한옥마을은 전통을 계승한 현대도시주택 구역, 한옥의 미를 알리는 관광구역, 전통과 현대의 미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구역으로 오늘도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위치 : 서울 종로구 계동길 37 (안국역 2번 출구로 나가서 직진)

팁 : 북촌문화센터에서 지도 및 코스 정보를 확인하면 북촌한옥마을을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북촌한옥마을

가회동성당 타이틀

가회동 성당은 우리나라 카톨릭에 있어 기념비적인 역사를 가진 곳이다. 1949년에 설립되어 7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진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의 미사가 집전된 북촌에 위치해 있어 더욱 의의가 깊다. 가회동성당은 서양식으로 건축된 여느 성당과 달리 한옥과 양옥으로 구성된 점이 특징인데, 넓은 대청 너머로 북촌의 거리가 보이는 ‘ㄱ’자 형태의 한옥과 4층 구조의 서양식 본관이 교감하는 듯 서로 마주봄으로써 가회동성장에서 강조하는 ‘교감’을 표현해냈다. 이 같은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4년에는 한국건축문화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가회동성당의 본관 옥상은 북촌의 스카이라인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전망대로 유명세를 탔으나 관광객이 급증하는 바람에 현재는 일반 관광객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가회동 성당

북촌3경 언덕길 아래 위치한 중앙고등학교도 역사적 가치가 높은 장소다. 1908년, 전국 애국지사들과 국민들이 자금을 모아 설립한 중앙고의 이념은 ‘교육을 통해 나라를 구하고, 세우며, 흥하게 한다’였는데, 3·1운동, 6·10만세운동 등 독립운동에 적극 참여하며 민족의 자주독립정신을 고취했다. 중앙고는 크게 동관, 본관, 서관으로 구분되는데 중세 유럽의 고딕양식을 연상하게 하는 고풍스럽고 수직적인 설계가 특징이다. 이 건물들은 대한민국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드라마 <도깨비>에서 여주인공의 학교로 등장한 후 북촌의 명소가 되었다.

가회동 성당 위치 : 서울 종로구 북촌로 57 가회동천주교회

중앙고등학교 위치 :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덕궁길 164

팁 : 중앙고등학교는 주말에만 외부인 입장을 허용하고 있다. 1,3,5주차 토요일에는 13:00~18:00까지 개방하며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09:00~18:00까지만 입장이 가능하다.

가회동 성당

원서동 공방길 타이틀

원서동은 창덕궁 후원의 서쪽에 위치해 붙여진 이름으로 조선시대에는 창덕궁에서 일을 하던 역관이나 의관 같은 사람들이 드나들던 길이었다. 북촌2경으로 한옥마을과 이어져 있지만 화려한 아름다움을 가진 북촌5~6경의 한옥과 달리 소박하고 정감 어린 풍경이 인상 깊다. ‘원서동 공방길’이라는 이름답게 이곳은 공예, 미술, 요리 등 다양한 공방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며 아기자기하게 모여 있다. 거칠고 투박하지만 정겨운 매력이 있다. 이 외에도 원서동 공방길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인 고희동 가옥과 조선시대 백성들이 모여 빨래를 하던 ‘빨래터’가 위치해 있다. 특히 빨래터는 창덕궁 신선원전과 현대식 한옥 및 건축물의 사이에 위치해 있어 과거와 현대의 길목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원서동 공방길

원서동 공방길 추천 코스 : 현대원서공원 → 창덕궁 돌담길을 따라 한국불교미술 박물관 방향으로 직진 → 궁중음식연구원 → 빨래터 → 고희동 가옥 → 창덕궁길(북촌1경~2경)

사시사철 아름다운 절경을 뽐내는 북촌이지만 이곳은 특히 눈이 쌓인 겨울의 풍경이 일품이다. 겨울이 가기 전 하얀 눈에 덮인 북촌을 거닐며 역사와 예술의 낭만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원서동 공방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