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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2017년 7월호

여행은 우리에게 힐링이자, 일상 탈출이며, 커다란 도전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불편함은 싫어하지만 적당한 불편은 즐길 수 있는 것처럼, 여행은 우리에게 적당한 불편함의 즐거움을 주지 않을까요? 본격 여름이 시작되었습니다. 여행은 4계절, 1년 365일 다 좋은 거지만, 특히 대한민국 직장인에게 여름은 휴가와 여행을 계획하는, 아니 꼭 해야만 하는 계절이겠지요? 농성 SK VIEW Central 현장의 여러분들은 땀 흘리는 여름 한 낮에 어떤 여행을 꿈꾸며, 어떤 여행을 추억하고 있을까요?

석호 한가운데 수로 위에 세워진 도시 베네치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아기자기함이 상상 그 이상의 도시입니다. 베네치아의 랜드마크 산마르코 광장(Piazza Di San Marco), 그리고 카페 플로리안(Caffe Florian)에서의 커피 한잔은 여행코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입니다. 까페 플로리안은 1702년부터 3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는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으로, 그 곳에서 바라보는 석양과 광장의 야경은 가히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숙소로 가기 위해 베네치아인의 발이 되어주는 바포레토(수상버스)를 이용했는데요, 베네치아의 멋진 경치에 빠져있는 순간 바람이 불어 모자가 날아가버렸네요. 베네치아의 멋진 풍경에 감동하여 떠나기 아쉬운 저의 마음을 모자가 알았나 봅니다. 바포레토는 해질녘과 밤에 타 보시길 권합니다. 낮과는 또 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물의 도시 베네치아는 영어로는 베니스라고 부르죠. 우리에게는 베니스 영화제로도 잘 알려진 곳인데요, 베네치아 여행은 산마르코 광장에서 시작된다는 데에는 모두 동의할 거라 생각합니다. 광장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산 마르코 대성당, 그 옆으로는 한때 총독이 거주했던 두칼레 궁전이 자리하고 있죠. 인상파 화가 모네는 두칼레 궁전을 7번이나 그릴 정도로 두칼레 궁전을 사랑했다고 합니다. 두칼레 궁전과 작은 운하를 사이에 두고 동쪽으로 난 감옥을 잇는 다리 이름이 ‘탄식의 다리’라고 하죠. 죄를 지은 사람이 형이 확정된 뒤 이 다리를 건너 감옥으로 가는데 다리의 창을 통해 밖을 보면서 다시는 아름다운 베네치아를 보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탄식을 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인데요, 요즘은 탄식의 다리가 곤돌라가 떠다니는 관광명소가 되었다는 아이러니입니다.

오르비에토는 로마에서 기차로 약 1시간 정도 걸리는 조그맣고 오래된 성곽도시로, 아는 사람만 간다는 이탈리아 슬로시티로 알려진 여행명소입니다. 우리나라의 인사동과 같은, 낡았지만 고풍스러운 모습을 갖고 있는 아담한 골목들과 성곽 위에서 바라보는 대자연의 경치는 혼자 감상하기에는 아까울 정도였어요. 오르비에토 상징인 두오모 성당의 멋스러움에 감탄하고 주변광장을 거니는 사람들의 여유로움이 마냥 부럽기도 했습니다. 가족들과 구석구석 거닐면서 여유롭게 성탄절을 보냈던 잊지 못할 여행지였고 추천해주고 싶은 여행지가 바로 이탈리아의 슬로시티 오르비에토입니다.

느리게 살기의 화두를 던진 전세계 슬로시티의 시작이 바로 이탈리아의 오르비에토입니다. 900년 역사를 지닌 옛 시가지에는 자동차 통행이 전면 금지되어 있고, 후니쿨라(Funicolare)라는 케이블카를 타야만 해발 195m 바위산에 있는 구시가지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1980년대 맥도날드 햄버거의 이탈리아 진출에 반대해 1989년 패스트푸드점 개설금지법을 공포하는 등의 슬로푸드 운동을 시작으로, 1999년 ‘자연과 전통문화를 잘 보호하면서 경제도 살려 따뜻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는 모토로 슬로시티 운동을 시작했죠. 빠른 걸음으로 30분이면 도시 끝에서 끝까지 갈 수 있는 오르비에토 구시가지에 한 해 2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니, 오르비에토의 슬로시티 운동은 경제적으로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3차례나 방문한 태국 방콕, 이번에는 지인들과 맛집 탐방여행을 했습니다. 패키지 상품으로 오면 갈수도 없는 곳들을 현지인에게 정보를 수집하여 택시를 타고 이동하며 한국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명소로 알려진 식당을 찾아갔습니다. 역시 패키지관광에서 먹는 한국식당이나 해산물식당과는 차원이 다른 맛, 식도락가를 만족시킬 수 있는 별미를 맛보고 왔습니다. 샥스핀입니다. 상어 지느러미 요리로, 무시불상석(無翅不成席, 샥스핀이 없으면 연회가 아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귀하게 여기는 요리인데 국물은 진한 십전대보탕 맛에 샥스핀은 샤르르 샤베트처럼 입에서 녹습니다. 애저구이는 새끼돼지구이 요리로 비주얼 최강입니다. 겉은 구워서 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나고, 속살은 부드러워 입안에 머물지 않고 바로 넘어갑니다. 왕새우죠. 태국말로 ‘꿍망껀’이라고 하구요, 태국에서도 고급요리인데, 태국은 맛있는 새우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살아있는 새우를 바로 요리해주는데 사이즈가 특대입니다.

눈물이 쏙 날 만큼 톡 쏘는 매운 맛, 더운 나라 특유의 달고 짠맛, 거기에 견딜 수 없는 신맛 등 태국음식은 후각과 미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맛의 탐험이라고 할까요? 열대과일과 나뭇잎을 포함한 수백 가지의 향신료가 들어간 자극적인 태국음식의 맛은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치앙마이를 중심으로 한 북부요리는 조미료로 소금을 많이 사용하고, 동북부는 찹쌀을 주식으로 하며 민물고기로 담근 젓갈을 조미료로 주로 사용합니다. 방콕을 중심으로 하는 중앙부는 코코넛 밀크와 고추, 민트 등을 활용한 걸쭉한 요리가 많고, 생선을 소금에 절여 우려댄 즙인 남플라(nampla)를 많이 사용합니다. 남부 요리는 말레이시아 요리의 영향으로 향료를 많이 사용하여 인도 요리에도 가깝죠. 아무튼 그 동안 맛보지 못했던 온갖 맛의 향연이 태국에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소설가 박경리 선생의 작품 ‘토지’의 배경이 되는 영남 대지주 최참판댁은 하동군 평사리의 전형적인 농촌마을입니다. 드라마 촬영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지만 지리산 능선의 완만한 자락 위에 자리하고, 섬진강 물줄기를 따라 넓은 평야를 앞마당 삼는, 아름답고 풍요로운 마을입니다. 좋은 날 사랑하는 사람과 두 손 꼭 잡고 마을 앞 들판을 여유롭게 걷다가 부부소나무를 만나면 애틋한 감정이 더해집니다. 인근에 섬진강, 쌍계사, 화개장터 등 볼거리도 많고 참게탕, 재첩국, 은어회 같은 먹거리도 많은 이곳, 하동을 힐링 여행지로 강추합니다.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가 된 하동군 평사리, 실제로 작가 박경리 선생은 하동지역과 아무 연고가 없는 분입니다. 박경리 선생은 통영에서 나고 자랐고, 말년은 원주에서 보내시다 작고하셨죠. 그러나 소설 ‘토지’의 서희와 길상이, 그리고 수많은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와 하동 평사리와 절대 떼놓을 수 없다는 점은 소설 속에서 너무나 분명하게 나타납니다. 색, 느낌, 맛, 향기, 그리고 이야기, 오감의 고장인 하동처럼 물길과 꽃길 따라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이 또 있을까요? 1타쌍피가 아니라 1타다피를 원한다면 하동만한 여행지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동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 프라하는 아름다운 야경을 비롯한 볼거리뿐만 아니라 저렴한 물가로 특히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명소입니다. 프라하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가 프라하가 너무 아름다우니 폭격을 하지 말라고 했다는 일화로도 유명하죠.프라하의 대부분 음식이 한국 사람들 입맛에 잘 맞는 것 같고요, 무엇보다도 물보다 맥주가 싸다는 점!!! 그래서 저는 아침부터 물 대신 맥주를 마신 것 같아요.프라하의 주요 관광지 대부분은 도보로 여행이 가능합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상대적으로 선선한 날씨와 해가 일찍 지기 때문에 유럽의 다른 지역에 비해 고생을 덜하면서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구시가지 골목길 풍경이 참 아름다웠으며 걷기만 해도 좋았습니다. 까를교에서 멀리 보이는 프라하성! 야경이 더욱 멋진, 프라하를 강력 추천합니다.

1968년 소련의 체코 침공을 배경인 밀란 쿤데라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원작으로 만든 1988년 영화 <프라하의 봄>은 절대 빠지지 않는 세계 영화 명작이죠. 그리고 우리에겐 전도연과 김주혁이 주연한 <프라하의 연인>이라는 드라마도 기억합니다. 뭐랄까 체코의 프라하는 우리가 가지는 여행에 대한 로망의 파이널이라고나 할까요? 가본 사람도 많겠지만, 안 가본 사람에게도 언젠가는 가볼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 곳이 바로 프라하가 아닐까 합니다. 게다가 맥주가 싸고 물가도 싸다고 하니, 올 여름 싱글인 사람들이 무작정 떠나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