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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2017년 3월호

동물, 사람, 음식 등 대상의 액션을 움직이는 형태로 담아낸 움짤(GIF)과 카드뉴스, 웹툰, 유튜브 영상까지 오늘날 온라인 컨텐츠의 8할은 짤로 이루어져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블로그, 트위터,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메신저에서도 사람들의 뜨거운 호응을 끌어내는 콘텐츠는 대부분 짤을 기반으로 한다. 이제 짤은 시각적 즐거움뿐만 아니라 시사, 예능,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정보를 제공하고 남녀노소 모두가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거대한 문화 시장을 형성해냈다. 3월 커버스토리는 21세기 디지털 컨텐츠의 노른자 짤방의 모든 것을 담아보았다.

국어사전에서 짤은 ‘기름기가 산뜻하게 흐르는 모양’을 뜻하는 부사를 뜻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오늘날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짤’은 동영상, 사진 등의 이미지를 뜻하는 말로 사전적 의미와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면 짤의 어원과 짤의 역사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2000년대 초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짤방’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당시 디시인사이드는 게시판에 글을 작성할 시 사진을 반드시 첨부해야 하는 갤러리로 운영되었기 때문에 사진이 없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었다.

이에 사람들은 ‘짤림(삭제) 방지’를 위해 아무 사진을 첨부해 글을 올렸다. 이것이 ‘짤’의 시초다. 그렇다면 짤은 어떤 역사를 만들어왔을까? 짤의 변천은 크게 유머-표현-정보의 성격을 띤 3단계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신의 글이 삭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웃긴 사진이나 좋아하는 연예인, 동물, 만화 등의 이미지를 활용한 초기에는 단순 시각적, 정서적 즐거움을 선사하는 짤이 많았다. 이후 포토샵을 활용한 이미지 합성 문화가 유행하자 인상적인 표정이나 행동의 인물/동물을 다양한 배경에 합성해 웃음을 유발하는 짤도 인기를 끌었다. 개죽이, 개벽이, 홍명보 표정 모음, 중국 소년, 딸기여성 등이 대표적인 예다. 합성의 주 소재로 사용된 대상은 ‘합성 필수 요소’로 불리며 짤방의 르네상스를 불러왔다.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자 이미지에 자막을 삽입하거나 이미지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명쾌하고 기발한 해석을 덧붙이는 텍스트 결합형 짤이 등장했다. 특히 예능 프로나 만화에서 상황을 나타내는 자막이나 의성어•의태어가 함께 나타난 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이모티콘의 툴로 적극 활용되었다.

스마트폰 2000만 시대에 접어들고 모바일 환경이 상용적으로 구축되자 짤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대중은 텍스트보다 직관적으로 정보를 이해할 수 있는 이미지 중심의 콘텐츠를 선호했다. 특히 블로그나 카페를 통해 여행, 요리, 맛집, 헬스, 코스메틱 등의 정보를 얻으려는 이용자들이 늘어나며 효과적인 정보 전달을 위해 짤을 활용한 콘텐츠가 증가했다. 여기에서 파생된 것이 오늘날 뉴스 등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카드뉴스다. 현재는 스마트폰 자체에C 동영상과 움직이는 이미지(GIF) 촬영, 자체 합성이 가능한 다양한 촬영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 일반 대중도 쉽게 짤을 제작할 수 있게 되었고, 짤 역시 더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는 중이다.

웃긴짤, 힐링짤, 남친/여친짤, 혐짤, 힐링짤, 설렘짤, 카톡짤, 다이어트 자극짤 등 짤도 이미지 내용에 따라 다양한 종류로 분류된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똑같은 음식 사진이라도 누가 언제, 어떤 의도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이는 행복한 힐링짤이 되기도, 보기 싫은 혐짤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 중인 사람에게 고칼로리의 음식 사진은 혐짤이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에게는 군침이 고이게 만드는 힐링짤이다.

적재적소의 짤 활용은 위트와 유머를 갖춘 사람으로 보이게 만들어준다. 짤 100% 이해 가이드를 읽고 사용해보자.

힐링짤로도 불리며 주로 아기나 고양이, 강아지 등의 동물이 대상인 경우가 많다. 절로 엄마의 미소를 짓게 만들어주며 귀여운 행동 때문에 자꾸만 다시 보게 만드는 특징이 있다.

유명 연예인이 대상인 경우가 많다. 연예인의 인스타그램 등에서 주로 볼 수 있으며 식당, 집 등 일상을 배경으로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았다. 카카오톡이나 SNS에 ‘남자친구/여자친구’라 적어서 올려도 믿을 만큼 일상적인 분위기가 특징이다.

주로 정치 풍자나 패러디 성격을 띠고 있는 경우가 많다. 주로 합성을 통해 제작되는데 특히 만우절에 각 기업에서 홍보를 위해 제작한 기발한 거짓말짤을 많이 볼 수 있다.

서양 모델 혹은 여성 아이돌이 주 대상이다. 다이어트 중인 사람이 식욕의 유혹을 느낄 때 늘씬한 몸매의 모델, 연예인을 보며 다시금 마음을 다잡기 위한 짤로 활용된다.

주로 움짤(움직이는 이미지, GIF 파일)의 형태로 제작되며 예능 프로그램, 영화의 재미있는 장면 일부를 활용하거나 일반인들이 촬영한 웃기고 황당한 상황을 담았다.

혐오스러운 짤의 줄임말로 징그럽거나 무서운 이미지를 말한다.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대중적으로 비호감인 인물의 사진을 혐짤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말 그대로 가슴이 두근거리게 만드는 상황을 담은 이미지를 말한다. 풍경사진, 음식, 연예인부터 드라마/영화 등에서 설레는 상황을 캡쳐해 제작하기도 한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상황을 표현한 자막이 함께 삽입되어 있거나 인물의 표정이 직관적으로 표현된 사진으로 커뮤니티/메신저 등에서 자신의 감정을 나타내는 데 활용된다. 기존 이모티콘보다 한층 더 강렬하게 감정이 표현된다는 특징이 있다..

시대의 민심을 감각적으로 드러내는 민화. 지난 2월 한 좌담회에서 젊은 비평가들은 ‘짤’에 대해 이 같은 정의를 내렸다. 단순 유머에서 시작된 짤은 이제 대중의 생각, 지식, 감정을 표현하며 공유하는 하나의 소통이 되었다. 그러나 이는 소통의 근원인 말과 글을 줄어들게 만들 위험이 크다. 짤은 어디까지나 소통을 거드는 수단일 뿐, 짤에 의지해 소통하지는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