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우리 구성원의 감성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드리기 위해 '문화 큐레이터'를 신설했습니다. 큐레이터(curator)란 '보살피다', '관리하다'는 뜻의 라틴어 '큐라(cura·영어의 care)’에서 유래된 말로 보통 박물관이나 미술관 자료를 관리하고 책임지는 사람을 뜻합니다.
최근 산업시장에는 큐레이터에서 파생되어 콘텐츠를 수집해 선별하고 가치를 부여해 공유하는 서비스 큐레이션이 등장해 다른 사람이 소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데요, 각종 문화콘텐츠가 범람하는 콘텐츠 홍수의 시대! 우리 구성원의 일상에 촉촉한 감성의 단비를 내려줄 특별한 문화 콘텐츠들을 엄선해 매달 소개하려 합니다. 첫 번째 시간에는 '웃음과 감동이 가득한 소설' 다섯 편을 골라보았습니다.

글/기획 : Alice 서여운

1월 주제 : 웃음과 감동 가득한 소설 BEST 5 ?

아이가 아닌 다 큰 어른이 새해를 맞이하는 기분은? 뭐 그리 신나지는 않다. 나태하고 게을렀던 지난해를 생각하면 부끄럽기만 하고, 아무것도 해 놓은 것이 없는 지난 해가 그저 후회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꼭 그럴까? 그래도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나름 최선을 다했고 1년 동안 조금은 성장했다. 그리고 또 힘차게 새로운 해를 시작하고 있다.
눈물 한 스푼, 웃음 한 공기, 그리고 감동과 반성 한 바가지를 스스로에게 선사해서 2016년을 힘차게 시작해 보자. 그래서 야심차게 준비했다. 웃음과 감동 한 가득 소설 베스트 FIVE 출발~

『내 심장을 쏴라』
정유정 저 / 은행나무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흥행에는 별 재미는 못 본 것 같다. 원작 소설은 신나고 재미있다. 그리고 많이 울게 한다. 슬퍼서 눈물 나는 것 말고, 뭐랄까 인생의 희로애락 저변에 깔린 애잔함에 눈물이 난다고 할까? 그래서 책을 덮고 나면 눈물 슥~ 닦고 정신 차리게 한다.

어머니의 죽음이 불러온 트라우마로 정신병원을 제집처럼 들락거리지만, 누구보다도 성실한 모범환자 ‘수명’과 점점 시각을 잃어가는 움직이는 시한폭탄 ‘승민’이 만들어가는 병원라이프, 그러나 그들이 감행한 탈출의 끝은 자유를 향한 슬픈 비상이다. 이렇게 써놓으면 궁금하겠지? 궁금하면 읽어보면 된다.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전민식 저 / 은행나무

'삶과 일상의 지리멸렬함에 대한 가슴 따뜻한 저항’이라는 설명을 달고 세상에 나온 이 소설은 소설 속 주인공만큼이나 저자 전민식 작가에 대한 이야기가 알려지며 화제가 되었다.

전민식 작가는 오로지 작가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처자식이 있는 가장임에도 불구하고 막노동과 대필작가로 생계를 꾸리며 작가의 길을 꾸준히 걸어 47세의 나이에 제8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하게 된다. 소설 속에서 잘 나가는 컨설턴트에서 직장을 잃고 ‘개를 산책시키는’ 일을 하게 된 남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의 지루한 일상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될 지도 모른다.

『천하무적 불량야구단』
주원규 저 / 새움

“역전의 기회조차 차단된 채 패배가 인정된 삶이 우리 앞에 있다면? 어차피 그리 될 지라도 적어도 우리는 야구를 야구답게, 삶을 삶답게 살아가는 똘끼 정도를 가지고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크흐~ 멋있지 않나? 어떤 사람은 이 책을 읽고 뻔하고 진부한 내용이라고 폄하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야구’이야기를 통해서 우리 인생의 단면을 너무나 적확하게 그려낸 작가의 솜씨에 감탄하게 된다. 그리고 또 하나~ 야구를 모르는 문외한이라면? 이 책 한번 읽고 나면 야구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야구판 돌아가는 모양새도 알 수가 있다. 2016년 프로야구 관전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 이것만으로도 읽고 손해 볼 일은 없지 싶다.

『리버 보이 River Boy』
팀 보울러 저 / 정해영 역 / 놀

이 책에 굳이 이름을 붙인다면 성장소설이라고 할까? 대체적인 성장소설이 그렇듯이 이 소설도 ‘상실의 순간과 그 후에 찾아오는 삶의 선물’에 대한 이야기다. 성장소설이니만큼 주인공은 10대고 가녀린 소녀다. 그러나 성장소설을 읽고 나면 어른이 더 성장한다는 것~ 『리버 보이』를 읽고 나면 삶을 좀 더 의연하게 볼 수 있는 힘을 얻는다. 현재 고통과 어려움을 겪으며 좌절하고 주저앉아 있다면, 결국 다시 일어나 삶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보자.

“모든 강물은 바다로 흐른다. 그래도 바다는 넘치지 않는다. 어딘가에서 흘러왔던 그 강물은 결국 다시 흘러왔던 곳으로 되돌아 가는 법이니까…”

『기발한 자살여행』
아르토 파실린나 저 / 김인순 역 / 솔

2016년을 으쌰으쌰 해보자더니 웬 자살 이야기? 하며 의아해 할 수 있겠다. ‘자살’을 거꾸로 말하면 ‘살자’라는 유치찬란한 농담이 있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런 얘기다.
자살률이 높기로 유명한 스칸디나비아의 핀란드 작가가 들려주는 진짜 사는 이야기 『기발한 자살여행』에는 온갖 이유로 죽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북쪽 바다에 버스에 탑승한 채로 모두 다이빙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로 여행을 계속한다. 작가 특유의 냉소와 유머가 한 가득한 이 책은 결국 따뜻한 결말로 치닫는다. 혹시나 지금 너무나 힘든 좌절 속에서 ‘사는 일이 이리도 힘든가?’라는 생각이 든다면, 일독을 권한다.

“아무도 여러분들에게 굳이 죽으라고 강요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끝으로 한 번 더 강조하고 싶소. 여러분들 모두 각자 자신의 운명에 대해 다시 한 번 조용히 심사숙고해 보길 바라오. 버스의 문은 열려 있고, 누구나 그 문을 이용할 수 있소. 저 밖에서 삶은 계속될 것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