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하면 어떤 영화가 생각나시나요? 아마도 많은 분들이 맥컬리 컬킨이 출연한 <나홀로 집에>를 떠올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크리스마스에 홀로 남겨진 8살 꼬마가 두 명의 어수룩한 도둑에 맞서 집을 지킨다는 내용의 이 영화는 개봉 첫 해 미국에서만 2억 8,000만 달러의 흥행수익을 기록하며 12월을 대표하는 영화로 25년 가까이 사랑 받았습니다. 이번에도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8살 꼬마와 도둑들은 우리를 찾아올 텐데요, 올해부터는 다른 이들과 성탄절을 보내보는 게 어떨까요?(영화 속 꼬마는 이제 36세의 청년이 되었답니다~) 예를 들자면 성탄절도 즐겁게 보내면서 다가오는 2016년을 알차게 만들어줄 그런 영화 말이에요. 우리의 크리스마스를 채워줄 특별한 영화들을 터키 투판벨리 현장의 구성원들이 골라보았습니다.

더 그레이

The gray, 2012

감독: 조 카나한
출연: 리암 니슨, 프랭크 그릴로, 더모트 멀로니

영화소개

오트웨이(리암니슨)는 알래스카에서 석유 추출 작업자들을 야생동물의 침입으로부터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 불의의 사고로 그가 탑승한 비행기는 알레스카의 한 설원에 추락하게 되고, 살아남은 주인공과 생존자들은 알래스카의 추위와 두려움, 그리고 예기치 못한 적으로부터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게 됩니다. 그 적이란 추위와 배고픔이 아닌 거대한 늑대무리들이었습니다. 각자의 삶의 방식이 다르듯이 생존자들은 각기 다른 죽음을 맞이하고 주인공은 늑대무리를 피해 필사적으로 도망을 칩니다. 그렇게 혼자 끝까지 살아남아 도망을 간 곳이 자신들을 사냥하던 늑대무리의 소굴이었다니…(엄청 씁쓸하더군요…) 검정색 늑대 우두머리가 나타나고, 목숨을 건 전투의 시작을 알리는 결연한 시가 나오면서 싸움이 시작되는 것으로 이 영화는 끝이 납니다.

Once more into the fray.
To the last good fight I’ll ever know
Live and die on this day…
Live and die on this day…

다시 한 번 전투 속으로..
내가 아는, 최후의…최고의 전투를 향하여..
바로 오늘 살고 죽을 것이다..
바로 오늘 살고 죽을 것이다..

이 영화는요

결말에서 주인공이 그 늑대를 물리치고 살아남았는지 죽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관객에 따라 어떤 분들에게는 허무한 결말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완벽한 결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오트웨이의 생사나 결투에서의 승패가 아닌 주인공이 어떤 삶을 선택했느냐가 이 영화의 결말이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우리 인생에 있어서 결과는 알 수 없습니다. 단지 우리는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걸고 돌진할 뿐입니다. 진실했다면 후회도 없을 것이고, 거짓되었다면 그 과정도 결말도 만족하지 못할 겁니다. 저는 앞으로 삶이 두려울 때 이 영화를 가끔 꺼내 볼 생각입니다. 우리 앞에 놓여진 두려움의 실체조차 모를 때, 답답하고 힘이 빠질 수도 있지만 그 두려움에 굴복하고 쓰러지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무기만으로 마지막 전의를 불태우는 주인공을 보면서 여기 투판밸리 구성원들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탈린그라드: 최후의 전투

Stalingrad, 1993

감독: 조셉 빌스마이어
출연: 도미니크 호위츠, 토마스 크레취만, 조컨 니켈

영화소개

이 영화는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참혹했던 스탈린그라드의 전투를 재조명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독일에서 제작되었고 독일군의 시각으로 바라본 전쟁을 그리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제작된 영화와는 다르게 독일병사들의 잔혹함만을 강조하고 있지 않고 그들 역시 연합군의 병사들처럼 살기 위해, 배고픔을 이기기 위해, 추위와 싸우는 진짜 전쟁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반공교육이 시행되던 70,8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저에게 북한 사람이란 머리에 뿔이 달리고 도깨비의 얼굴을 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학교에서 그렇게 가르쳤으니까요. 그렇다면 현대를 살아가는 한국 사람들에게 2차대전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까요? 미국 할리우드 영화에 익숙한 우리들은 ‘독일군=나쁜사람’, ‘연합군=착한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지 않나요? 이유도 모른 채 전쟁터로 끌려나간 독일병사는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가족이 보고 싶고, 춥고, 배고프고, 아프고, 엄마를 부르며 죽어나간 독일병사를 단순 ‘나쁜 사람’이 아닌 연합군과 똑 같은 사람으로서 평가할 수 있게 해주는 영화랍니다.

이 영화는요

스탈린그라드 전투란 1942년 8월 스탈린그라드(現 볼고그라드)에서 시작해 이듬해 2월까지 벌어진 독일군과 소련군의 공방전으로 역사상 가장 참혹한 전투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독일군, 소련군, 스탈린그라드의 무고한 시민들까지 200만에 가까운 희생자를 낳은 이 잔혹한 전쟁은 히틀러가 독일과 소련간의 불가침조약을 깨트리고 스탈린그라드를 침공한 데서 시작되었는데요, 스탈린그라드는 소련에 있어서는 석유가 공급되는 전략적 요충지였고, 독일군은 이곳을 사수하지 못하면 전멸할 가능성이 컸기 때문에 양측은 스탈린그라드를 두고 한 치의 양보 없는 치열한 전쟁을 벌였습니다. 결국 독일이 패하고 전세까지 역전되었지만, 한 사병의 시선에서 전쟁의 참상을 있는 그 모습 그대로 그려낸 이 작품에서는 악인도, 선인도, 승자도, 패자도 없이 히틀러와 스탈린이라는 두 권력자의 독선에 이용되고 희생된 사람들만 남아 있었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화려한 승리의 뒤편에 가려진 노고와 희생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테이큰 1

Taken, 2008

감독: 피에르 모렐
출연: 리암 니슨, 매기 그레이스

영화소개

<테이큰>은 지금까지 총3편의 시리즈가 나왔지만 제가 제일 재미있게 본 건 1편입니다.(그렇다고 2, 3편이 재미 없다는 건 아닙니다. 기대 보다는 조금 덜 하다는 점?)
부모님께 거짓말을 하고 친구와 함께 여행을 갔다 납치를 당하는 딸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그린 이 영화는 리암 니슨의 화려한 액션이 돋보이는 작품이죠. 숨막히는 추격전과 전투신 등으로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어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습니다. 반면 중간중간 명장면도 많아 재미있고 감명 깊게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게 있다면 딸과 같이 간 친구도 구했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생각도 드네요^^. 늘 후속작을 기대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영화입니다. 구성원 분들도 꼭 감상하세요~!

이 영화는요

아버지의 위대한 사랑은 국적을 가리지 않습니다. 매년 납치되거나 위협받는 딸을 지키기 위해 위험한 사투를 벌이고 계시니까요. 오죽 하면 <테이큰3>가 개봉했을 때 팬들은 ‘리암 형~ 딸 간수 좀 잘해요! 벌써 세 번째야!’, ‘딸 여권을 찢어버리세요!’ ‘그냥 경찰에 신고하시죠’라는 조언까지 남겼을까요. 어쨌든 전직특수요원이 선사하는 화려한 액션과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도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탈출해 악인들을 응징하는 모습은 언제 봐도 시원합니다.(리암 니슨은 액션신을 대역 없이 리얼하게 표현하기 위해 오랜 시간 동선연구와 액션 연습을 했다고 하네요!) 참고로 올해 개봉한 영화 <19곰 테드2>에는 테이큰을 떠올리는 한 장면을 리암 니슨이 직접 출연해 연기했는데요, 심각한 말투와 표정으로 콘프레이크를 은밀히 숨겨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랍니다.

킹덤 오브 헤븐

Kingdom Of Heaven , 2005

감독 : 리들리 스콧
출연 : 올랜도 블룸, 에바 그린, 리암 니슨

영화소개

1184년, 이스라엘을 배경으로 이 영화는 시작됩니다. 성지 ‘예루살렘’을 두고 다른 종교를 가진 이들이 벌인 이 전쟁에서 한 문명(서구)은 지키고자, 다른 한 문명(중동)은 빼앗고자 합니다. 주인공 발리안(올랜드 블룸)은 대장장이의 신분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더 기사도 정신에 입각한 사람이었습니다. 영화는 이 기사도 정신을 가진 한 사람이 어떻게 사람의 마음과 적장의 마음까지 얻어내는지를 섬세하게 표현해냅니다. 그의 아버지는 교훈을 잊지 말라며 뺨을 때리면서까지 유언을 통해 기사의 계명을 전해줍니다. 기사는 생명을 걸고 진실만을 말하며 약자를 보호하고 용기 있게 선을 행해야 합니다. 이 ‘말’과 ‘행동’에 관한 두 가지는 비단 영화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영화 속 인물이 기사의 말과 행동을 어떻게 실천하는지를 보며 실생활에서도 적용해야겠다고 교훈을 얻은 작품이었습니다.

이 영화는요

<킹덤 오브 헤븐>은 그 유명한 십자군 전쟁을 배경으로 한 작품입니다. 제1차 십자군 원정에서 예루살렘을 탈환한 서구 세력은 반세기 넘게 예루살렘을 통치했는데 이슬람이 성장하며 도시에 대한 외세의 위협이 늘어나고 내부에서도 분쟁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등 곳곳에 전쟁의 불씨가 피어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같은 배경에 기사도 정신을 가진 멋진 영웅과 아름다운 공주, 금단의 사랑을 배치해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들어냈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잘 만들어진 상업영화 같지만 그 이면에는 종교간의 갈등, 분노, 증오 등의 복잡한 감정을 해소하고 조화를 통해 사랑이 넘치는 이상의 세계 ‘킹덤 오브 헤븐’을 만들자는 메시지가 들어 있습니다. 감독 리들리 스콧은 <에이리언>, <블레이드 러너>, <델마와 루이스>, <글래디 에이터> 등을 연출한 명 감독으로 그의 전작들을 통해 감동이 추구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그려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컬러풀

Colorful , 2010

감독 : 하라 케이이치
출연 : 토미자와 카자토

영화소개

‘당신은 살아있습니까?’라는 포스터 글귀에 이끌려 보게 된 영화 <컬러풀>입니다. 이 영화는 모리에토의 동명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사후세계’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큰 죄를 짓고 죽은 영혼인 ‘나’가 자살 시도를 한 ‘고바야시 마코토’라는 중3의 몸으로 들어가 6개월 동안 전생에 지은 자신의 죄를 찾아가는 것이 이 영화의 줄거리입니다. 이 과정에서 망가진 가족관계에서 힘들어하고 학업, 교우관계에 지쳐 있던 마치 회색 같았던 ‘고바야시 마코토’의 삶이 ‘나’로 인해서 조금씩 컬러풀해지기 시작합니다. 때론 항상 똑같은 일상과 반복되는 일에 치여 살면서, 숨을 쉬고 있으면서도 살아있다고 할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내가 회색 빛으로 칙칙하게 살고 있는지 컬러풀하게 살고 있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다시 삶을 되돌아볼 수 있게 만드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를 감히 어린이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고 계신 분들의 고정관념을 과감히 깰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추천 드립니다.

이 영화는요

사후세계에 대한 인류의 호기심은 끊이지 않고 계속되어 왔습니다. 하물며 우주로 로켓을 쏘아 올리는 첨단 과학 시대에도 사후세계가 있다고 믿으며 그 세계를 탐구하려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죽은 뒤 세상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요. 그러나 알고 보면 우리가 찾고 있는 사후세계란 살아 있는 지금, 현재의 삶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상상해낸 하나의 장치가 아닐까요? 죽은 뒤 어떤 세상을 접할지 모르기 때문에 현재 삶을 후회 없이 살아야 한다고 말이에요. ‘컬러풀’은 상상 속의 이야기지만 분명 우리 주변에는 우리의 잘못을 시정하고 내 삶을 컬러풀하게 바꿀 수 있는 유예기간이 존재합니다. 2016년을 앞둔 지금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는 데 꼭 필요한 영화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