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우리 곁에 있어 영원히 젊은 슈퍼맨은 실은 연세가 많다. 1938년 <액션 코믹스 1호>를 통해 세상에 첫 선을 보인 슈퍼맨, 벌써 77세의 고령이신 이 분의 고향은 크립톤(Krypton)이라는, 우주에서 가장 발달된 과학기술과 문화유산을 보유했던 행성이다. 멸망을 앞둔 크립톤을 탈출해 미국 캔자스주 완전 시골의 켄트 부부에게 입양된 슈퍼맨은 클라크 켄트라는 수줍고 의젓한 청년으로 성장해서 지구의 위기 때마다 나타난다.
이렇듯 원조 슈퍼맨은 근육과 성질이 울뚝불뚝하기보다는 오히려 수줍고 평범한 그냥 동네 청년, 동네 아저씨였다는 사실!!!! 오늘 우리가 만나볼 11월의 슈퍼맨 역시 조용한 목소리에 그저 겸손하고, 바른 생활의 평범한 아저씨지만,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서만은 위기에 빠진 지구를 구하듯이 달려든다. 그와의 10문 10답을 살펴보자.

현재 근무하고 있는 진접선(당고개-진접) 복선전철 제1공구 현장은 2014 SUPEX 단체포상 Best Marketer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는데, 본인이 기여한 바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 있나?


당시에 Infra국내영업1팀 소속으로 Infra내 담당부서였다. 지금도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당시도 신규 프로젝트 수주가 정말 절박한 상황이었고, 담당부서만이 알 수 있는 고충이 컸다.
담당부서의 구성원들이 수주 과정에 기여했으며 뭘 얼마나 할 수 있었겠나? 할 수도 있지만, 구성원들은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내가 무엇을 해야 수주 일선에서 뛰고 있는 선배님들께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건설회사 수주에 임하는 우리들은 자주 운다. 수주에서 떨어졌을 때도 피눈물을 흘리고, 수주를 따냈을 때도 뿌듯함과 그 동안 고생에 대한 서러움에 운다. 그렇게 고생하며 수주한 프로젝트를 현장에 와서 수행하고 있다. 수주부서의 고충을 잘 이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현장 수행도 잘 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현재는 세상에서 가장 바쁘다는 현장 공무부장이다. 나름의 보람과 애로사항이 있다면?


현장을 세팅하면서 현장사무실 앞에 나무를 심었다. 작은 나무 하나를 심어서 가꾸는 일에도 사람은 보람을 느낀다. 새 순이 나고 잎이 돋아나고, 꽃이 피는 모든 과정에서 기쁨을 느끼지 않나? 현장 일도 마찬가지다. 현장 터를 닦고 자재를 들여올 때, 민원 하나를 해결했을 때 등등, 현장의 수많은 과정들 모두에서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 애로사항? 당연히 욕 먹는 거 아닐까?(웃음)

자신의 일하는 스타일은 어떤가?


글쎄~ 생각해 보니 기복이 좀 있는 편이다. 업무의 성격에 따라 스타일도 바뀌는 것 같다. 예전에 하루 종일 서류작업만 해야 하는 업무를 맡았을 때는 정말 하루 종일 한 마디도 안하고 일만 하기도 했지만, 현장 공무 입장에서는 만나야 할 사람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다양해서 대화와 소통을 통해서 업무를 추진하게 된다. 원래 성격이 낙천적이고 긍정적이라, 업무에 임할 때도 항상 긍정적인 방향을 보려고 노력한다. 8~9가지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한 두 가지의 가능성을 보고 최선을 다하는 편이라고 할까?

얼마 전 엄청난 미션을 하나 수행했다. 27년생이신, 우리 나이로 여든 아홉 되신 어르신이 소유한 문중 땅을 임차한 일이다. 89세 어르신을 상대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것 자체도 쉽지 않은 일인데다가, 여덟 번을 만났는데도 대화에 전혀 진척이 없어서 적잖이 당황했었다. 그러나 결국은 많은 대화를 통해 그분의 삶에 대해 진정한 공감으로 그 분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 어쩌면 오히려 쉬운 일이다. 이해관계가 아닌 각자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 그리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상황을 바라보는 것…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직장인으로서 스스로 지켜온 철칙 같은 것이 있나? 후배들에게 강조하는 가치가 있다면?


아마도 후배들에게 잔소리쟁이로 통할 것 같다. 근태와 책상정리 등 기본 생활태도에 대해서 잔소리 많이 한다. 함께 지키기로 약속한 규정을 지켜내는 것, 그리고 반듯한 주변환경과 생활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그것 자체로 업무에 대한 태도를 규정한다. 내 자리에는 항상 재킷 하나가 걸려있다. 우리는 언제든지 외부의 사람을 만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 내 자신의 마음가짐을 나타내는 것이 준비된 재킷이라고 할까? 후배들에게 잔소리하는 만큼 스스로 지키려고 노력한다.

직장생활과 가정의 균형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나름의 노하우가 있다면?


이 질문을 받고 생각을 좀 해봤는데, 답은 잘 모르겠다. 그저 아내와 아이들에 대해서 항상 미안함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나름 경상도 남자라 그런지, 미안하다고 해서 뭔가를 잘 해주지도 않는다. 아내와는 7년 연애 끝에 결혼해서 그런지 그저 서로를 믿을 뿐이다. 초등학교 4학년, 2학년 딸 아이 둘인데, 아이들도 아빠의 직업을 잘 이해해 준다. 우리 가정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평화롭고 조용한 가정…쯤? 그리고 가정을 소홀히 할 만큼 내가 그리 대단한 사람도 아니지 않은가?
가정을 위해서 내가 하는 일이라곤 연말정산은 와이프 급여라 생각하고 전권을 일임한다는 것(뭐 모든 경제권을 일임하고는 있지만)과 가까운 곳이라도 자주 나가려고 하는것? 그 정도다.
딸을 둘 낳아 키워보니 우리 부부 결혼식 때 장모님이 우셨는데, 그게 좀 이해가 된다.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가정생활의 기본이 아닐까 싶다.

이제 마흔 고개 넘어가면 체력을 비롯해 모든 것이 예전 같지 않다. 자기관리가 필요하지 않나?


75년생, 이제 갓 부장을 단 40대 초반인데, 정말 예전 같지 않음을 뼈저리게 느낀다. 운동 및 건강관리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되었다.(서글프다!!!)
본사 5년 근무 후 2014년 11월에 본 현장에 부임했는데, 체력이 예전 같지 않아 자기 관리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계획만 했을 뿐 아직 실천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 허점인데, 주말에 산에 오르는 것부터 시작해 보고자 한다. 올 가을이 가기 전에....

최기석 부장에게 직장이란 무엇인가?


직장이란 가족과 나의 생계를 잇는 중요한 수단인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결코 그것만은 아닌 부분이 점점 커지고 있다. 점점 더 나를 알아가게 하고, 나를 나이게 하는 곳이 직장이다. 도구와 수단이 아닌, 삶의 터전이 직장이 되었다.

우리 SK건설에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다양한 업무를 해보고 싶다. 또 한 편으로는 이제는 갈 길을 정해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하는 고민도 한다. 그러나 요즘 부장은 예전 부장과는 역할이 많이 달라졌다. 지금 한창 물이 오른 실무자로서 일이 재미있는 시기다. 뭔가를 결정해야 하는 시기라기보다는 진짜 제대로 된 일을 많이 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한 듯 하다. 어쩌면 신입사원 시절보다 좀 더 제대로 된 도전을 새롭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패기와 열정의 성숙 버전을 실천하고 싶다. 그게 내가 우리 회사에서 하고 싶은 꿈이다.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SM 1년차, 선배들 사이에서는 가장 말석에 앉은 주제에 후배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 자체가 주제 넘지 않을까? 부장 또는 고참이라기보다는 이제 중참의 자리에 겨우 앉은 처지라 많이 조심스럽다. 요즘 우리 후배들 참 쉽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나도 아는 것이 없지만, 딱 한 가지는 분명히 말해줄 수 있다. 후배 여러분이 존경하고 우러르는 선배들도 온갖 고난과 역경 끝에, 그리고 수많은 낙오자들 사이에서 살아남아 그 자리에 있다는 것… 나는 그저 옆에서 응원과 격려를 보낼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본 현장 구성원들께 하고 싶은 말은?


특히 소장님께 늘 죄송하다. 카리스마 한 가득 소장님, 참 배울 게 많은 분인데, 내가 불민한 탓으로 좀 더 받쳐드리지 못해 늘 죄송할 뿐이다. 소장님의 고충을 지근 거리에서 보니 내가 초짜 시절 얼마나 아는 것이 없고 철이 없었는지 알겠다.

수주부서에서 수주한 현장, 그리고 그 현장을 수행하면서 좀 더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 현장 구성원들 모두에게 감사하고, 앞으로도 함께 잘 해 나갈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