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고속국도 제14호선 밀양-울산간 건설공사(제5공구) 현장이 위치한 밀양은 더없이 아름다웠다.
현장사무소 마당 앞으로 바로 보이는 재약산의 아기자기한 바위와 나무들,
그리고 청정한 공기는 스마트폰에 찌든 눈과 매연에 찌든 폐를 말끔히 씻어준다.
이렇게 좋은 곳에서, 이렇게 좋은 계절에 그들은 터널을 뚫고 있었다.
오늘도, 내일도….그리고 앞으로도 쭉~ 국내 두 번째인 8km짜리 장대터널이 완공되는 그날까지 터널과 사랑에 빠질 그들을 만나보자.

고속국도 제14호선 밀양-울산고속도로는 총 길이 45.17km로 10개 공구로 이루어져 있는 사업으로, 대부분의 구간이 산과 산을 연결하는 교량 또는 산을 관통하는 터널로 이루어진, 결단코 쉽지 않은 구간이다. 이 중 우리회사가 맡은 제5공구 구간 8.02km 중 터널길이만 7,982m이니 그냥 터널 공사라고 보면 된다.

“길기도 길고 사갱이 1,319m에 이르니 상당히 어려운 공사가 우리 현장입니다. 고속도로 현장이라고 하지만 우리 현장은 오리지널 터널 현장이에요.”라는 김희균 소장. 인프라 부문 직원들이 고속도로 현장으로 알고 부임했으나 도로공사는 온데간데 없이 ‘온리’ 터널 공사만 한다는 것에 한 번 놀라고, 밀양의 천혜 절경과 얼음골 사과맛에 두 번째 화들짝 놀란다고 한다.

“터널공사는 사실상 민원과의 전쟁이라고 보면 됩니다. 지하수 문제, 환경문제 등과 함께 주변 마을주민과의 마찰을 피할 수가 없어요. 인근에 밀양댐과 송전탑 문제로 민원을 많이 제기했던 마을이 있는데, 주민들이 민원 경험이 많다 보니 나름의 노하우가 있다고 할까요? 우리 직원들이 감당하기에 쉽지 않은 민원들이 많습니다.”

김희균 소장은 첫 현장으로 지하철 현장에 부임해서 맡은 첫 시공이 지하 터널이었다. 김희균 소장의 자제가 “니 아부지 뭐 하시노?”하는 질문을 받는다면 “울 아부지, 굴 팝니다”라고 대답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굴파기의 달인 김희균 소장에게 요즘 고민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지하수 수맥 찾기~ 영화처럼 Y자 나무 막대기 하나 들고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우리 터널 위 230m 지점, 해발 600m 고지에 마을이 하나 있는데, 그 마을과 민원해결 과정에서 지하수를 파달라는 청을 받았어요. 그런데 그 지하수 수맥이 아무리 찾아도 안 나오네요. Y자 나무 막대기는 영화에나 나오는 거고, 집 앞 우물 팔 때나 쓰는 거죠. 지하 수십 미터 아래에 있는 수맥은 장비를 이용해서 찾아야 하는데 아직 못 찾았어요. 그러나 세상에 안 되는 일이 어디 있나요? 찾게 될 겁니다. 우리가 땅 파는 거 하나는 전문가잖아요.” 김희균 소장의 웃음 속에 조만간 지하수가 터질 예감이 가득하다.

고속국도 제14호선 밀양-울산간 건설공사(제5공구) 현장은 준공예정 2021년 3월로, 공사기간 84개월짜리 장기공사다. 현재는 공사기의 초창기로 2015년 11월에 재약산터널의 갱문이 열릴 예정이다.

“터널공사에서 갱문을 여는 것은 가장 중요한 공정입니다. 일단 갱문을 열고 나면 그 다음은 관통을 향해 굴진하는 작업이 거의 다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향후 3주간(취재일 10월 중순 기준) 갱문을 여는 작업을 완수할 것이고, 올해 2015년의 가장 중요한 성과가 될 것입니다.”라고 김희균 소장은 밝혔다.

어느 현장이나 각양각색의 어려움이 있겠지만, 본 현장 역시 최저가현장으로서 나름의 애로사항이 많다. 최저가현장으로 수주한 현장으로서 원가에 대한 부담을 늘 안고 있는 현장이다. 구성원들 모두 힘들지만 회사에 보탬이 되는 현장이 되어야 한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그래서 하도급업체 선정에서도 인프라 현장에서 최초로 기술제안형 입찰방식을 도입해서 유찰 없이 협력업체를 선정하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공무의 박성준 과장은 “현장 구성원들이 고생 많이 합니다. 원가에 대한 부담을 우리가 실천으로 메꾸는 거죠. 그래도 터널 작업에 대해서 심화학습을 할 수 있는 현장이라 다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소장님도 그런 만큼 우리에게 미션을 많이 주시구요. 소장님의 희망사항이 우리 구성원 모두가 이곳 현장에서 터널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라니, 고생을 낙으로 삼고 현장생활 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사람은 어디서나 살게 마련이다. 이곳 밀양 현장은 산 좋고, 물 좋고, 공기도 좋은 데다가 과수원집 따님이신 관리 최미나 사원의 지도 편달 아래 밀양의 명물 얼음골 사과와 대추를 실컷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이 어찌 좋은 것만 먹고 사나? 도시에서는 한 집 건너 파는 짜장면, 피자, 햄버거, 치킨, 김밥이 너무나 먹고 싶기도 하다. 군대에 다시 온 것도 아니건만, 오랜만에 집에 가서 아내에게 짜장면 먹고 싶다는 투정을 부린다는 이곳 현장 구성원들!!! 궁하면 통한다던가? 이곳에는 자체 발광 셰프들이 있단다.

“박성준 과장이 주말에 말아준 김밥이 정말 맛있었어요. 그리고 우리 현장에 오리백숙 전문 셰프도 있고요, 현장 위치상 어디 음식점에서 회식을 할 수가 없어 현장에서 삼겹살 파티로 대신하는데요, 현장 텃밭에서 농사지은 상추, 오이, 쑥갓 등으로 삼겹살을 먹습니다.”라는 정민영 부장의 맛있는 이야기다. 게다가 현장 식당 주방 이모의 음식 솜씨가 또 끝내주다 보니 산 좋고 물 좋은 이곳에서 나쁜 짓(?)을 멀리하고 적당한 노동과 규칙적인 생활 속에 다들 뽀얗게 살이 오른다는 것!!!

그래도 가족이 보고 싶은 것은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 아이가 고3이라 잠시 아내의 관심 밖 자유를 누리고 있어도 가족이 그리운 박창식 부장, 사춘기 아들은 아빠에게 관심도 없지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초딩 딸이 기다리는 집에 주말이면 쌩~하니 달려가는 정민영 부장, 신입사원으로 첫 현장에 부임한 권혁중 사원은 엄마 아빠는 안 보고 싶어도 강아지는 보고 싶단다.

밀양 현장의 명물 ‘깡’기사를 빼놓을 뻔 했다. 현장에는 사냥개와 진돗개의 후손이라는 ‘다구’(풀 네임 깡다구)와 껌정 여인 ‘둘리’와 그녀가 낳은 새끼 다섯 마리, 그리고 영호남 화합을 위해 여수에서 온 하얀 진돗개 강아지, 이렇게 멍멍 대가족이 살고 있다. 물론 강아지 ‘똥’ 수발은 집의 강아지가 보고 싶다는 막내 권혁중 사원이 담당한다. 앞마당에 강아지가 뛰어 놀고, 수려한 경치의 앞산이 있고, 삼시세끼 맛있는 밥이 있는 이곳!!!! 이곳이 바로 8킬로미터짜리 터널을 시공하는 현장이다.

밀양 시내에서도 30분 이상 차로 들어와야 하는 오지 현장에 있다지만, 우리 구성원들 모두 파릇파릇 살아있다. 이왕 멀고 먼 현장에서 근무하는 것, 무엇 하나는 얻어가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일단은 프로젝트가 잘 되야 하죠. 그리고 저는 설계 부서에 오래 있었는데, 공무와 설계에 관련된 지식을 후배들에게 전파하고, 또 스스로도 심화학습해서 역량을 키우는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해외에서 3년 근무하다가 돌아와서 본사에 딱 하루 가서 인사하고 밀양 현장에 내려왔어요. 오랫동안 함께 했던 동료들에게 지면을 통해서 안부 전합니다.” 정민영 부장의 계획과 안부 인사다.

첫 현장에 부임한 신입사원 권혁중 사원은 “터널 하나는 제대로 알아가야겠다는 생각이죠. 현장에 또래가 없어서 좀 외롭긴 하지만, 나름 편한 면도 많아요. 그저 선배님들을 졸졸 따라다니면서 배우기만 하면 되니까, 그것도 좋네요.” 그리고 한 가지 더… “도담-영천 2공구에 있는 오세민 동기야~ 결혼한지 두 달 된 새신랑인데, 그저 고생하라는 말 밖에 할 게 없구나”

품질의 박창식 부장은 “여기저기 현장에 흩어져 있다 보니 동료들 얼굴 볼 기회가 점점 줄어들어요. 게다가 점점 공식적으로 모일 자리가 없어지다 보니 더더욱 만나기가 어렵네요. 몸이 멀어지면 마음이 멀어지기 마련인데, 여건이 어렵더라도 다 같이 모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이곳은 아침 저녁으로 하늘을 볼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박성준 과장이 “일 많이 시키는 것 말고는 엄청 잘해주신다”고 한 김희균 소장 이하 우리 구성원들~ 밀양에서 얼음골 사과(딴 동네 사과보다 2~3배는 가격이 비싸다는 럭셔리 사과다)와 특산물 대추와 밤하늘의 쏟아지는 별들과 함께 안전, 무사고, 무재해 준공을 위해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