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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 Verbal Performance를 지향하는 ‘STOMP’는 루크 크레스웰과 스티브 맥니콜라스라는 두 명의 연출가가 1991년 영국의 브라이튼(Brighton)에서 설립한 예술공연단체로, 미국 오프브로드웨이 쇼의 대명사가 된 유명한 연주 단체이다. 이 단체는 영국 태생이긴 하지만, 그들의 연주에는 다양한 문화들 예를 들면, 미국, 일본, 아프리카 등의 전통음악 요소들이 살아 있다.

‘STOMP’만의 독특한 매력이라면 모든 사물을 악기로 삼는 그들만의 표현양식을 들 수 있다. 처음에 8명의 단원으로 출발한 ‘STOMP는 빗자루나 쓰레기통 뚜껑, 막대기 등 흔히 접할 수 있는 물건들로 연주를 하면서 각각의 물건이 가진 소리의 특징을 잘 살려 리드미컬하고 신명나는 연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이들의 연주는 "STOMP OUT LOUD"라는 TV用 영상물에서 실감나게 확인할 수 있다. 생활 속의 예술을 표방하며, 즉흥적인 흥취와 흥미진진한 다양한 양식의 연주가 계속 이어지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장면들도 자주 등장한다. 특히 돌비 써라운드 시스템에 의한 녹음 방식은 사운드의 생생체험으로 현장감을 배가 시켜준다.
영화에서도 ‘STOMP'처럼 단순하면서도 반복적인 리듬을 통해 시청각적 쾌감을 불러일으키는 영화들이 여럿 있는데, 특히 일본 영화 ‘자토이치’가 그런 영화이다.
‘자토이치’라는 작품은 그 원작이 만화로 기타노 타케시 이전에 여러차례 영화화되었고, 특히 TV시리즈로 명성이 높은 작품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자토이치’역을 맡은 기타노 타케시는 감독도 같이 맡았다. 기타노 타케시가 이례적으로 본인이 시나리오를 직접 쓰지 않고 원작이 있는 작품을 영화화 한 것이지만, 몇가지 설정-맹인 검객, 도박사 등-만 빌어 왔을 뿐 나머지 부분은 타케시만의 독창적인 시각이 반영된 작품이다. 예를 들면, 주인공인 타케시의 외양은 시대극임에도 불구하고 노랗게 물들인 금발에 파란 눈을 하고 있다.
‘자토이치’는 도박과 마사지로 생계를 이어가는 맹인 검객으로 그려지는데, 그의 검술은 가히 신기에 가깝다. 눈이 안보이는 대신 예민하게 발달한 청각을 통해 상대방의 위치와 공격 방향을 파악하고 단 일합에 상대방을 제압하는 솜씨는 정말 놀랍다.
그런 자토이치가 민심이 흉흉한 어느 마을에 도착하면서 본격적인 사건이 시작된다. 자토이치가 어느 도박장에서 비밀스러운 게이샤 자매를 만나게 되는데, 출중한 미모를 지닌 ‘오키누’와 그녀의 동생 ‘오세이’ 자매는 죽은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어릴 때부터 신분을 위장한 채 주점에서 일하고 있었던 것.(이들중 동생은 실제로는 남자로서 여장을 하고 남자들을 유혹한다).

자토이치와 게이샤 자매 외에 도 또 한명의 무사가 등장하는데, 그 마을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인 ‘긴조’가 숙적들을 처단하기 위해 고용한 떠돌이 무사인 ‘하토리’가 바로 그이다. 영화는 ‘자토이치’와 ‘하토리’와의 대결을 향해 나아가면서 등장인물들의 과거와 그 주변 이야기들을 유쾌하게 그려준다.
‘자토이치’는 사실 영화적 줄거리보다는 그 신명나는 음악을 통해 기억하는 관객들이 많다. 첫 시작부터 ‘쿵’하는 북소리로 시작하는 ‘자토이치’는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계속 타악 리듬이 지배하고, 특히 중반과 종반에서 그려지는 두 장면은 기억에 또렷이 남는다. 먼저 중후반에 등장하는 농부들과 목수들의 노동 장면에서는 전혀 다른 공간에서 일하는 농부들과 목수들이 연장을 가지고 일하는 장면에서 자연스럽게 타악적인 리듬을 찾아내고, 그 리듬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면서 관객들의 손발을 가만히 있지 못하게 만든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이보다 더 놀라운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다. 영화가 끝나고 이야기가 마무리되면 영화의 출연진이 모두 나와 전통 나막신을 신고 신나는 리듬에 맞춰 탭댄스 한마당을 벌인다. 이 장면은 ‘자토이치’ 영화의 백미로 영화를 본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고 즐거운 기분으로 영화관을 나서게 하며, 마치 ‘풋루스’ ‘맘마미아’ 등의 뮤지컬 공연에서 공연이 끝나고, 그 감동을 다시 한번 느끼고자 출연진들과 관객들이 하나가 되어 관객들과 다시 한번 부르는 장면을 연상시킨다.
일본의 락그룹인 ‘문라이더스’의 게이치 스즈키가 이 장면의 음악을 만들고 탭댄스팀인 더 스트라이프가 안무를 맡았는데, 영화에서 피날레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끼게 해 준다. 이 영화는 기타노 타케시에게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을 안겨 주었을 뿐만 아니라, 토론토 영화제에서 그 신명을 인정받아 관객상을 수상한 바 있다..
1948년생인 기타노 타케시는 영화 감독이나 배우 이전에 TV를 통해 일본 최고의 코미디언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토크쇼 MC, 라디오 DJ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을 하면서 명성을 높였다. 그리고 1989년, 드디어 <그 남자 흉폭하다>라는 영화감독으로 데뷔한다. 이후 만든 작품들은 대부분 흥행에도 성공하고 평단에서 평가도 좋은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그의 주요 필모그라피를 살펴 보면, 오토바이 사고가 있기 전의 작품으로는 ‘소나티네’,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 ‘모두 하고 있습니까?’ 등이 있으며, 사고 후 만든 작품으로는 ‘키즈리턴’, ‘하나비’, ‘키쿠지로의 여름’ 등이 있다.
특히 사고로 인한 그의 얼굴 안면근육 이상은 ‘자토이치’에서는 맹인 검객에 독특한 매력을 부여하는 장점이 되어 기억에 뚜렷이 남는다. 그의 가장 최근작은 조양일 감독의 영화 ‘피와 뼈’이며, 이 영화에서 그는 제주도에서 오사카로 넘어가 파란만장한 일생을 사는 한국인 ‘김준평’ 역을 맡아 열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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