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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주(州) 뉴욕에 있는 다섯 개의 자치구(부르클린, 브롱스, 퀸즈, 스테이튼 섬이 나머지 네 개 자치구이다) 가운데 가장 작으나 시의 중심부이자 세계의 상업 · 금융 · 문화의 중심지를 이루는 곳이다. 리버티섬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 증권거래소의 대명사인 월스트리트,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으로 상징되는 마천루들, 예술가가 많은 그리니치빌리지, UN 본부 등 맨하탄이 자랑할 만한 것은 너무나 많다.

이런 맨하탄을 사랑하는 감독 우디 앨런(‘맨하탄’의 주인공 아이삭을 연기하기도 한다)이 현대인의 사랑 방식을 설득력있게 그려낸 영화가 바로 ‘맨하탄’ 이다. 거쉰(Gershwin, George 1898~1937)의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주인공 아이삭)이 하는 혼자말 “Chapter 1. He adores New York"에서 감독이자 주인공인 우디 앨런의 뉴욕(맨하탄)에 대한 사랑이 직접 드러난다.
거쉰의 ‘랩소디 인 블루’(Rhapsody in Blue)라는 곡이 흐르며 마천루의 스카이라인이 보이며 시작된다. 79년 작품이지만 컬러가 아닌 흑백으로 촬영됐고, 지금 보면 등장인물들의 70년대풍의 패션이 눈에 띄는 등 어색한 면이 보이긴 하지만, 이내 영화의 내용이 몰입하게 되고 그런 요소들은 영화를 감상하는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영화의 등장인물은 아이삭, 트레이시, 예일, 메어리 그리고 예일의 아내. 모두 다섯 명의 등장 인물중에서도 예일의 아내를 제외한 네 명의 등장인물들간에 교차되는 애정행각으로 현대인들의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두 번의 이혼후에 17살이나 어린(그러나 더 어른스런) 아가씨 트레이시(매리얼 헤밍웨이)와 사귀고 있는 아이삭(우디 앨런)은 절친한 친구이자 유부남인 예일이 사귀고 있는 메어리(다이앤 캐튼)를 소개받는다. 나름대로 미모나 능력에 대해 자부심을 가진 매어리는 유부남인 예일과의 만남에서 내적인 갈등을 겪다가 아이삭과의 만남에서 ‘떳떳한 만남’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찾게 된다.

이어 처음 만남에서 메어리를 자기와 맞지 않는 부류로 판단한 아이삭도 차츰 메어리를 좋아하게 되고, 그가 사귀던 17살 처녀 트레이시에게 (젊은 친구들과 만남이 너를 기다리고 있다며)‘네 갈길을 가라’라고 말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예일과 메어리는 헤어진 후에도 서로를 잊지 못하고 만남을 다시 갖게 된다. 결국 메어리는 아이삭에게 옛 연인인 예일을 잊지 못하고 있다고 고백하게 되고, 재결합(아마도 예일의 이혼이 있었으리라)을 갖게 된다. 아이삭은 메어리에게 차인 후 트레이시를 떠올리고는(아! 이 얼마나 이기적인 인간인가!) 그녀를 찾아간다.

한편, 아이삭이 트레이시의 집을 찾아가니, 그녀는 아이삭의 결별 선언후 나름대로의 성숙기를 거쳐 런던으로 공부를 하러 떠나려 한다. 아이삭은 트레이시에게 ‘떠나지 말라. 내가 잘못했다’라는 말을 전하고, 런던으로의 출발을 막는다. 그러나 이제 18살이 된 트레이시는 6개월후 돌아온다며 ‘믿음’을 가지라며 그 자리를 떠난다.

‘맨하탄’은 우디 앨런의 작품중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으로, 현대 도시인들의 사랑이야기를 진지함과 희극성 두 축을 중심으로 그려나간다. 특히 <대부>를 촬영했던 고든 윌리스가 촬영한 와이드 스크린 흑백 촬영은 우디 앨런이 사랑한 ‘맨하탄’이라는 도시속에서 벌어지는 사랑이야기를 뛰어난 영상미로 담아내고 있다.
감독 우디 앨런이 거쉰의 ‘랩소디 인 블루’에 거는 기대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70년대말(물론 지금도) 가장 미국적인 도시에서 가장 모던한 사랑의 형태-사랑하면 나이든 뭐든 아무것도 장애가 되지 않는다-를 그리는데 ‘랩소디 인 블루’는 딱 어울리는 음악이기 때문이다. 뉴욕이라는 도시와 주인공들의 사랑이 ‘멜랑콜리하고 우울한’ 블루 리듬에서 오히려 더 빛을 발하고 감동적인 효과를 이끌어 낸다.

거쉰이 이 곡을 발표한 해는 그의 나이 26세이던 1924년으로 뉴욕에서 열린 '근대 음악의 실험'라는 연주회의 프로그램 중 하나가 이 곡이었다. 재즈색채를 띠는 인상적인 클라리넷의 연주로 시작하는 이 곡은 피아노와 관현악이 협주 형태로 연주하는 광시곡(Rhapsody)이다.

이전에 그저그런 댄스음악을 작곡하던 그가 새로운 변신을 보여준 이 작품은 청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으나, 작곡가겸 지휘자인 레너드 번스타인으로부터는 "작품이라 부를 수 없는 음악이다.작곡이란 선율을 그냥 적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라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이 곡의 처음에 나오는 클라리넷의 상향 음계는 당시로서는 놀라운 효과였으며, 서정적이고 매력 있는 재즈적인 멜로디와 생동감있는 리듬이 함께 모여 매혹적인 와인처럼 듣는 이를 끌어 당긴다.

거쉰은 '랩소디 인 블루'로 얻은 작곡가로서의 명성으로 인해 이후 작곡의뢰가 이어져, 다음해에 ‘피아노 협주곡 F장조’와 1928년에는 ‘파리의 아메리카인(An American in Paris)’이라는 뛰어난 작품을 발표한다. 특히 파리의 아메리카인은 명배우 진 캘리(Gene Kelly)가 주연한 동명의 뮤지컬로 재탄생되기도 한다.

‘랩소디 인 블루’가 쓰인 또 하나의 영화로는 ‘판타지아 2000(Fantasia 2000)’이 있다. 클래식 음악을 애니메이션화하여 1940년 개봉한 ‘판타지아(Fantasia)’는 클래식 음악과 창의적인 그림과의 결합으로 지금까지 사랑받는 작품이으로 2000년에는 그 ‘판타지아’의 후속작 ‘판타지아 2000'이 개봉된다. 이 작품에서 ’랩소디 인 블루‘가 쓰이는데, 영화 ’맨하탄‘에서 하늘을 향해 찌를듯이 쭉쭉뻗은 마천루를 보여주며 ’랩소디 인 블루‘가 흘렀듯이 ’판타지아 2000‘에서도 그 곡의 도입부에 뉴욕의 마천루를 애니메이션화하는 장면이 그려진다. ’맨하탄‘이 ’판타지아 2000‘에 영감을 준 것이리라.
영화‘ 맨하탄’에서 또 한 곡의 클래식 음악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아이삭, 메어리, 예일 그리고 예일의 아내 네명이 함께 간 음악회에서 연주되는 음악이 모차르트의 교향곡 41번 ‘쥬피터’이다. 쥬피터는 모차르트의 마지막 교향곡으로, 죽음이 임박한 모차르트가 전혀 죽음의 그림자를 드러내지 않는 힘차고 웅장한 음악이다. 소심하고 말많은 아이삭의 성격과 ‘쥬피터’라는 음악은 묘한 대조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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